리비아 美에 불만..北.이란에도 악영향

5년전 대량파괴무기(WMD)를 포기하는 대가로 미국으로부터의 지원과 관계개선 약속을 받아낸 리비아가 최근 미국의 약속 불이행에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1일 보도했다.

이는 단순히 미-리비아간 문제가 아니라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미국이 핵개발 포기를 종용하고 있는 북한, 이란 등과의 협상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1981년 리비아가 핵 개발을 추진하고 국제 테러에 관여하고 있다는 이유로 경제제재 조치를 내리고 외교관계를 단절했다가 2003년 리비아가 WMD 포기를 선언하고 팬암기 폭파 사건의 유족들에 대한 배상에 합의하자 2004년 6월 리비아에 연락사무소를 개설한 데 이어 석 달 뒤에는 경제제재 조치를 해제했다.

또한 민간 차원의 핵 기술 협력과 일부 재래식 무기 시스템 판매를 합의했고, 기존의 화학무기 폐기 등을 위한 지원 등도 다짐했었다.

그러나 최근 유엔주재 대사로 임명된 압델라흐만 샤이감 전 리비아 외무장관은 “우리는 장비들을 내주었고, 뇌관을 제거했지만, 미국은 우리에게 무엇을 주었느냐. 아무 것도 없다”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그는 이어 “북한과 이란이 그들의 프로젝트에 대한 돌파구를 찾는 것을 주저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리비아가 WMD를 포기했지만, 관계개선만 이뤄졌을 뿐 아무런 대가도 받지 못하고 있는데 왜 자신들의 지렛대를 포기하겠느냐는 것이다.

특히 리비아는 최근 미국 정부가 발표한 인권 보고서에서 리비아를 혹독하게 비판한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리비아 관리는 “그들이(미국) 우리의 적이라면 아무 상관이 없다. 그렇지만 우방이라고 하면서 리비아의 인권 상황을 공격하는데 16쪽을 할애했다”고 비난했다.

이 같은 리비아측의 공개적 불만 표출은 갖 출범한 버락 오바마 행정부로 부터 더 많은 것을 얻어내기 위한 전략적 포석이 담겨져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리비아의 국가원수인 카다피가 워낙 예상하기 어려운 인물이라는 점에서 경계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NYT는 최근 몇달동안 리비아가 스위스와의 관계를 사실상 단절하고 있는 예를 그 근거로 들었다.

카다피 아들 부부가 스위스를 방문한 동안 두명의 가정부를 폭행한 혐의로 체포됐는데 그 직후 리비아는 스위스 은행에서 수백만 달러를 즉각 인출한 뒤, 모든 스위스 기업들에게 추방령을 내렸고, 스위스에 대한 석유 판매를 금지했으며, 스위스 문화원을 폐쇄했다.

또 리비아 항구에 정박해 있던 스위스 선박의 발을 묶고 해당 경찰의 징계를 스위스 정부에 요구했다. 스위스측이 지난달 말 사태 수습을 위한 협상을 제의했지만 리비아는 거부했다.

NYT는 “리비아 지도자의 개인적 이해나 적대감에 의해 국가의 기본 방향이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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