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근 23일 訪美…미북 사전 접촉 이뤄지나?

리근 북한 외무성 미국 국장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 도착해 방미 일정에 돌입함에 따라 본격적인 미북 대화를 앞두고 양자간 실무 접촉이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베이징을 통해 뉴욕에 도착하는 리 국장은 샌디에이고로 이동해 동북아시아협력대화(NEACD)에 참석하고, 다시 뉴욕으로 돌아와 전미외교정책협의회(NCAFP)와 코리아소사이어티가 공동 주최하는 토론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미 국무부도 동북아시아협력대화와 뉴욕 토론회에 성 김 대북특사를 참석시킬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이 기간에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 문제 등 미북 양자대화와 관련한 핵심 당국자간 접촉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양자간 접촉이 이뤄지는 시점은 동북아협력대화가 열리는 26~27일 전후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후 30일 뉴욕에서 열리는 토론회에도 양국 당국자가 동시에 참석하는 만큼 여기서도 추가 접촉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리근 국장의 이번 방미 일정 중 미북간 실무 접촉이 이뤄진다 하더라도 미북 대화가 순조롭게 진행될지 여부는 아직도 미지수다.

미국은 미북대화가 북한을 6자회담으로 복귀시키기 위한 목적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하고 있는 반면, 북한은 사실상의 ‘양자대화’로 활용하겠다는 의지가 강해 의제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시기 문제에 있어서도 미국은 대화를 서두르기 보다는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약속이 대화의 전제조건이라는 점을 내세우며 ‘속도조절’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켐벨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최근 베이징을 방문해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고 핵폐기 약속을 지킬 때까지 북미 대화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강조한 바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도 지난 21일 “북한 지도자들은 미국이 핵무기를 가진 북한과 관계를 정상화하거나, 대북 제재를 완화할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서는 안 된다”며 강경한 입장을 표명했다.

미국측이 이처럼 원칙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측이 어떤 협상 태도를 보일지가 이번 실무접촉의 성과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