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근 訪美는 오바마에 대한 北 기대심 반영”

리근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이 미국 대선 직후 뉴욕을 방문하는 것과 관련 북한이 오바마 정권의 탄생에 기대감을 표시하며 북핵문제를 미국과 북한 양자 간 구도로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김성한 고려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는 2일 ‘데일리엔케이’와의 통화에서 “미국 선거가 매케인에게 유리하게 진행됐다면 리근 국장의 이번 방문은 막판에 취소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며 “북한이 오바마 정권이 탄생하게 되면 (북핵문제와 관련한) 미국과 북한 간 양자 해결 구도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리 국장은 북한 대표단을 이끌고 전미외교정책협의회(NCAFP) 도널드 자고리아 헌터대 교수 등의 초청으로 미국 대선 직후인 7일 뉴욕을 방문해 북핵문제 학술회의에 참석한다. 이와 관련, 숀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31일 “성김 미 국무부 북핵특사가 리근 국장을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6자회담과 북미양자 축이 시너지 효과를 내면 좋겠지만 북미양자에 스포트라이트가 맞춰진다면 ‘통미봉남(通美封南)’이라는 북한의 전략에 우리 정부가 말려드는 것”이라며 “우리 정부가 한미 공조를 더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은 오바마의 당선을 북미간의 불신과 적대시 정책을 청산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며 “오바마가 당선되면 북한 고위급 관리가 미국에 출몰하게 되는 횟수가 늘어날 것이고 이번 리근 국장의 방문은 그 신호탄”이라는 해석도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이번 리 국장의 방문의 의미에 대해 확대해석하는 것은 금물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는 같은 날 ‘데일리엔케이’와의 통화에서 “리근 국장의 뉴욕방문이 대선 직후여서 더 주목받는 것”이라면서 “대선 직후 상황과 분위기에 대한 탐색전의 의미일 것”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윤 교수는 “북한 측도 6자회담이 날짜도 안잡히고 있으니 좀 답답할 것”이라면서 “리근 국장이 북한의 고위급 간부가 아니기 때문에 특사의 성격을 가지고 방문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리 국장이 참석하게 되는 이번 북핵문제 학술회의에는 에번스 리비어 코리아소사이어티 회장,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 미대사, 윌리엄 페리 전 대북정책조정관,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 등이 참석하게 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