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길재 통일 내정 ‘균형 감각’ 높이 평가된듯


17일 새정부 초대 통일부 장관에 류길재(사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가 내정됐다. 류 내정자가 국회 청문회를 통과해 장관 임기를 시작하게 되면 북한 핵실험으로 초반부터 난관에 부딪힌 박근혜 당선인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다시 추스리고 대북제재와 신뢰 구축의 투트랙을 정책으로 구현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 당선인도 2010년 출범시킨 국가미래연구원 시절부터 대북정책을 자문하며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성안에 힘을 보탠 류 내정자를 남북관계에서 균형감각을 갖추고 대북정책을 펴갈 적임자라는 평가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류 내정자가 최근 한 토론회에서 북한의 3차 핵실험 강행 이후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더욱 끈질기고 강인하게 설득해야 한다면서 제재를 하면서도 북한과의 대화와 교류 협력의 끈을 놓으면 안 된다고 밝힌 점도 이 같은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전문가들도 류 내정자가 박 당선인의 대북정책 핵심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윤병세 외교부장관 내정자, 최대석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장과 함께 주도해와 박 당선인의 의중을 가장 잘 파악하는 인물 중의 하나라는 점에 동의한다.  


류 내정자의 장점으로 균형적인 시야가 꼽힌다. 그는 지난달 데일리NK와의 인터뷰에서 “(남북관계에서) 균형이란 문제를 가운데서 풀겠다는 것이 아니라, 강경할 땐 강경하게 유화적으로 할 땐 유화적으로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사청문회 무사 통과할까=인수위 초기만 해도 차기 통일부 장관에는 최대석 전 외교통일분과 인수위원이 유력했다. 그가 석연찮은 이유로 인수위원 직을 사퇴하자 오히려 포용정책을 주장해온 학계와 시민단체가 큰 아쉬움을 드러냈다. 야당도 이러한 인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류 내정자가 학계에서부터 교류·협력을 상당히 유용한 남북관계 관리 수단이라는 점을 강조해온 만큼 야권의 거부감도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류 내정자는 육군 병장으로 만기 제대했고, 슬하에 딸만 둘을 둬 병역 문제에서 걸림돌은 없다.  다만, 학계에 오래 몸 담아 왔기 때문에 논문 제출 건수, 중복게재, 표절 등의 문제가 중점 검증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김영수 서강대 부총장은 류 내정자에 대해 “남북문제를 풀어가는데 감각과 분석력이 동시에 필요하다”면서 (류 내정자는) 두 가지를 가지고 있고, 또한 자신의 주장도 뚜렷하지만 다른 사람의 의견을 수용하고 경청할 줄 아는 사람으로 남북관계 형성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북정책 추진 전망은?=류 내정자는 남북관계 개선에서 가장 논란이 큰 ‘5·24 대북제재 조치’ 해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해서는 조심스런 입장이다. 그는 데일리NK와 인터뷰에서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가 따라야 5.24조치 완화나 금강산 관광 재개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박 당선인도 북한 핵실험 이후 안보를 중시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남북관계 개선에도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가능성이 크다. 류 내정자는 내정 소감으로 “국가안보를 튼튼히 하면서 당선인이 제시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가 지향하는 바에 따라 한반도에 신뢰가 쌓여 나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힌 점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러나 수개월 내에 핵실험 정국이 마무리되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가동하기 위해 남북 간 물밑 접촉을 시도하면서 남북관계 개선에 본격 나설 가능성이 적지 않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그동안 북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해왔고 대화나 교류, 협력에 대해서도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면서 “박 당선인의 대북정책 구상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의지를 구현하는데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부 내에서는 장관 내정 소식이 전해지자 내부 인사 승진에 대한 아쉬움은 있지만 전문성을 갖췄고, 박 당선인의 의중을 잘 알고 있다는 점 때문에 내심 반기는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박근혜 당선인의 의중을 잘 알고 대북정책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통일부의 역할이 커질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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