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길재 “북한의 부당요구 눈곱만큼도 수용 못해”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30일 “우리가 수용할 수 없는 요구를 나중에 눈곱만큼이라도 들어주는 것으로 개성공단이 정상화된다면, 그렇게 만들어진 개성공단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류 장관은 이날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운영위원·분과위원 합동회의 특강에서 “그런 개성공단은 우리 정부가 원하는, 경협의 장소가 아니다. 저희는 그렇게 할 생각이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북한의 요구대로 우리 언론사들이 소위 저들의 ‘최고 존엄’을 모독하고, 국방장관 발언을 사죄하라는 요구에 눈곱만큼이라도 응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남북관계는 과거로 회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 장관은 또 “우리가 개성공단과 관련해 취한 대응조치는 이런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너무도 단순한 명제 하에 이뤄진 것”이라면서 “북한의 조치가 부당한 것이기 때문에 그것을 하루빨리 뒤로 물리라고 요구했고 이것이 수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근로자를 귀환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사태는 북한이 저지른 부당한 행동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라면서 “북한이 그것을 깨닫고 뒤로 물리는 자체만으로도 개성공단은 바로 정상화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하면 중국 기업과 지방정부를 포함해 어느 누가 북한과 경제협력을 하려고 하겠느냐”면서 “북한은 과거와 같은 진부하고 상투적인 행태를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통일부는 이번 사태를 거울삼아 개성공단을 재정상화 하려는 노력을 할 것”이라면서 “다시 정상화되는 개성공단은 많은 기업이 투자하고 싶은 곳, 안전하고 한반도 평화의 상징으로서 자리 잡을 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북한과 대화를 통해 개성공단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원칙적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자는 원칙은 앞으로도 유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에 대한 북한의 비난에 대해서는 “그런 언동은 60년 동안 수도 없이 많이 들었다”면서 “그런 것을 갖고 우리 정부가 눈 하나 깜짝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북한이 잘못 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의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은 이날 개인필명의 논평에서 “괴뢰들이 개성공업지구에서 인원을 철수하든 말든 개의치 않는다”며 “괴뢰들이 개성공업지구마저 완전히 깬다면 민족이 절대로 용서치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논평은 이어 “괴뢰들이 그 무슨 ‘범정부적 지원’이요 뭐요 하고 오그랑수(술수)를 쓰는 것은 저들에게 날아드는 인민들의 증오의 화살이 공화국에 쏠리게 하려는 교활한 술책”이라며 “하지만 그따위 속들여다보이는 뻔드름한 회유기만 술책이 그 누구에게도 통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