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새정부 초대 통일장관에 지명된 류길재 내정자는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로, 국내 최대 북한연구 모임인 북한연구학회 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대북 전문가다.
그는 통일부 장관 인선 발표 직후 “한반도 상황이 워낙 엄중하고 이에 대한 국민들의 걱정을 잘알고 있다”며 “남북관계 주무부처 장관으로 내정된 데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안보를 튼튼히 하며 한반도에 신뢰가 쌓여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류 내정자는 박 당선인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 발기인으로 참여했고, 최대석 전 인수위원 등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대북 정책의 핵심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성안했다. 그는 지난달 13일 최 전 인수위원이 사퇴한 이후 통일부 장관 후보자로 거론돼 왔다.
김용준 인수위원장은 17일 류 내정자가 “30년 간 북한문제를 연구해온 전문가로 합리적, 균형적 시각으로 대북 정책에 접근해온 인물”이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합리적 보수주의자’로 알려진 류 내정자는 남북관계에서 원칙적 입장을 중시하면서 대화의 필요성도 동시에 강조해온 균형감 있는 인물로 평가된다.
지난달 28일 ‘차기정부의 대북정책 평가 세미나’에 참석한 류 내정자는 차기 정부 임기 내 달성할 수 있는 대북정책의 목표를 비핵화 단계보다는 남북 간 신뢰형성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통일 전 단계를 ‘분단의 평화적 관리(북한의 대남도발이 없는 상태)’, ‘신뢰 형성단계(신뢰 부재 상태를 단계적으로 개선)’, ‘북한 비핵화 및 개혁·개방/평화체제 구축단계(북한이 개혁·개방을 선택을 할 수 있는 여건 조성)’ 등으로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차기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 단계’ 이상까지 남북 관계를 진척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한다면서도 “현실적으로는 2단계까지가 적절한 기대”라며 결과에 욕심을 내기보다는 신뢰 형성의 틀을 만드는 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통일부 장관으로 내정되기 전인 지난달 데일리NK와의 인터뷰에서 류 내정자는 남북관계 발전의 선행조건으로 ‘북한의 책임있는 조치’를 언급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5·24조치 완화 및 금강산 관광 재개와 관련 “북한의 책임있는 조치가 없는 상황에서 완화하는 건 어렵지 않나 생각된다”며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책임있는 조치가 있은 후에 5·24조치 완화나 금강산 관광 재개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차기 정부의 대북 정책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문제를 (유화정책과 강경정책의)가운데서 풀겠다는 것이 아니다”면서 “강경할 땐 강경하게, 유화적으로 할 땐 유화적으로 한다는 것. 강경과 유화를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대처해 나가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류 내정자는 최근 북한의 3차 핵실험 강행 이후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더욱 끈질기고 강인하게 설득해야 한다면서 제재를 하면서도 북한과의 대화와 교류 협력의 끈을 놓으면 안 된다고 밝힌 바 있다.
류 내정자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에서 학사, 석사, 박사를 마쳤으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과 통일부 정책자문위원, 청와대 외교안보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부인과의 사이에 두 딸이 있다.
▲1959년 출생 ▲고려대 정외과 학사 ▲고려대 대학원 석·박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원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새누리당 박근혜 캠프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외교통일추진단 추진위원 ▲북한연구학회 제12대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