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킹 “北, 중국처럼 정치적 변화 이뤄야”

한국을 방문 중인 로버트 킹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14일 북한이 중국이나 러시아처럼 개혁·개방의 노선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킹 특사는 이날 미 대사관 인터넷 까페에서 가진 한국 네티즌들과의 채팅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에 관해 중요한 역할을 하는 나라”라며 “두 나라 모두 지난 20년간 상당한 변화를 겪었듯이 북한도 이 사례를 따라 경제적, 정치적 변화를 이룰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북한이 미래에 정상화되고 생산적인 관계를 갖고자 한다면 인권에 대한 존중은 (관계 정상화) 과정의 일부분이 되어야 한다”며 미북 관계정상화 과정에서 인권 문제가 주요 의제가 될 것임을 밝혔다.


이와 관련 “미국과 수단과의 관계는 다르푸르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는 온화해질 수 없다”는 점을 언급하며, 북한의 경우도 인권상황이 개선되지 않는 한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 어려울 것임을 지적했다.


이어 “이것은 단지 북한뿐 아니라 다른 국가들에게도 마찬가지”라며 “인권은 우리가 싫어하는 국가를 공격하는 도구(stick)가 아니다. 인권에 대한 존중은 국가들 간의 관계에 있어 일부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미 정부의 북한인권정책 공조와 관련 “한국과 미국 정부는 북한의 인권 증진에 공동의 관심을 갖고 있다”며 “이번에 제가 한국을 방문한 중요한 목적 중 하나도 한국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서로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방한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 관계자들과 매우 생산적인 논의를 가졌고, 여러 NGO(비정부기구)들과도 유용한 대화를 나눴다. 우리는 미래에도 이러한 단체들과 협력이 계속되기를 기대한다”며 “북한이탈주민들과도 만났는데 그들의 경험으로부터 많이 배우는 등 매우 생산적인 방문이었다”고 평가했다.


킹 특사는 이 외에도 대북방송의 중요성과 관련 “대북방송은 북한 주민들에게 국경 밖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알게 해주기 때문에 중요하다”며 “미국이 대북방송을 후원하는 것은 북한 주민들이 (외부 세계의) 정보를 잘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민간 대북방송들의 중파(AM) 주파수 확보 요구를 한국 정부에 전달해 줄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미국은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중파 주파수로 내보내는 대북방송을 지지하며, 많은 북한 주민들이 이 방송을 들어볼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고 우회적으로 답변했다.


북한의 화폐개혁이 핸드폰을 통해 외부에 알려지게 됐다는 언급에는 “휴대폰과 라디오를 포함한 커뮤니케이션은 북한 주민들이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알게 해 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며 “커뮤니케이션은 북한 주민들이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해주는 가장 중요한 수단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인권문제 거론이 주권 침해 아니냐는 질문에는 “미국은 모든 국가에서의 인권 존중을 지지하며, 북한만을 별도로 골라내서 말하는 것이 아니다”며 “이를 위해 많은 국가들과 인권에 관해 노력해 왔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북한이 인권문제에 대한 지적을 받아들일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북한이 폐쇄적인 사회이긴 하지만 최근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열린 북한인권상황 검토에 참여한 바 있다”며 “이것이 우리가 미래에 갈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자진 입북한 로버트 박 사건에 대해서는 “(로버트 박의 월경은) 자의에 의한 행동”이라며, 그러나 “그가 미국 시민이기 때문에 우리는 현재 상황에 대한 정보를 요청했고, 북한이 그를 풀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