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칼린 “北이 생각하는 전략적 문제 해결…”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바라는 것은 핵포기에 따른 일련의 보상이나 정전협정의 평화조약 대체와 같은 정치적 조치가 아니라 미국이 미래 동북아 구상속에 북한의 존재와 체제를 인정해주는데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국의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인 로버트 칼린 전 국무부 분석관과 존 루이스 스탠퍼드대 교수는 27일 ’북한이 진정 원하는 것’이란 제하의 워싱턴 포스트 기고문을 통해 이같이 지적하고 “한반도 비핵화는 북한이 생각하는 전략적 문제들이 해결됐다고 여길 때 그리고 미국과의 관계가 개선될 때만 이뤄질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두 전문가는 북한에 대한 에너지, 식량, 제재 해제 등과 같은 일련의 당근 제공은 북한의 완전하며 불가역적 비핵화라는 미국의 목표 달성을 위한 진행 과정이나 최후의 협상 마무리에는 도움이 될지 모르나 이는 북한의 목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북한이 대대적인 보상을 꿈꾸지 않고 있음을 깨달은 사람들은 평화조약으로의 대체, 안전 보장 제공, 외교관 상호 교류 등과 같은 정치적 조치를 북핵 해결의 관건으로 보고 있으나 이 또한 경제적 당근책과 마찬가지로 북한의 목표를 불완전하고 희미하게 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두 전문가는 이러한 잘못된 접근은 북한의 단기적 전술적 목표와 광대한 전략적 초점을 혼동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즉, 북한은 지난 1991년 이후 이념이나 정치 철학과는 상관없이 역사와 지정학적 현실에 바탕을 둔 냉정한 계산에 기초해 미국과의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관계’를 꾸준히 추구해왔다면서 북한은 이웃 국가들이 자기에게 끼쳐온 과중한 영향력을 완화시켜야 한다고 믿고 있다는 것.

특히 미국인들은 한반도에서 미국 존재의 약화를 요구해온 선전 외에는 북한측으로부터 아무 것도 들어본 것이 없어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북한은 미국이 한반도에서 떠나길 결코 원치 않고 있다”고 이들은 말했다.

그러면서도 북한으로서는 자존심 때문에 또한 약하게 보이는 것이 두려워 미국이 한반도에 남아야 한다고 명시적으로 요구하는 것이 가장 하기 힘든 일이라는 것.

두 전문가는 따라서 북한에 대한 미국의 지렛대는 석유, 식량 공급이나 비적대 관계의 서면 약속이 아니라 “미 행정부가 평양 정권에 대해 미국이 북한과 공존할 것이라는 약속을 설득시키고 북한의 체제와 정권을 수용하며 미국의 미래 동북아 구상안에서 북한에 여지를 제공하는데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북한은 미국이 중국, 일본을 상대로 한 한층 장기적이고 훨씬 거대한 세력균형 게임에서 자신들이 미국에 유용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으며 중국인들도 이를 알고 있어 사적인 자리에서 같은 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고문은 “북한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6자회담이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전략적 세계의 축소판이라는 점”이라면서 “중국, 일본, 러시아 등 북한의 세 전략적 적국들은 재판을 하고 압력을 행사하며 북한이 느끼기에 북한이 영구적으로 약화되길 고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 전문가는 “북한으로서는 지난 2005년 9월 베이징 성명 가운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미합중국은 상호주권을 존중하고 평화적으로 공존하며 각자의 정책에 따라 관계 정상화를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하였다’고 한 부분이 핵심”이라면서 “이것이 북한이 미국과 양자 대화를 고집하는 이유이며 북한은 오다가다 들르는 식의 만남이나 여기저기서 회담을 갖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해결책이 모색될 수 있는 진지하고도 지속적인 회담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칼린은 국무부 정보조사국(INR) 북한 분석관 등을 담당하면서 지난 1974년 이후 20여차례 북한을 방문했으며 가장 최근에는 루이스 교수와 함께 지난해 11월 방북했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