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김, 김 추기경·조용기 목사 예방

“신앙이 없었다면 감옥에서 견디지 못했을 겁니다. 저를 위해 기도해주셔서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미국에서 국가기밀 유출 혐의로 수감됐다가 지난달 풀려난 로버트 김(64.한국명 김채곤)씨가 10년 만에 조국땅을 밟은 지 사흘째인 8일 김수환 추기경과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를 잇달아 만났다.

로버트 김 후원회에서 활동했던 김 추기경과 감옥에 있을 때 서신을 주고받으면서 용기를 줬던 조 목사에게 감사의 뜻을 나타내기 위해서다.

김씨는 이날 오전 부인 장명희(61)씨, 백동일(57) 예비역 대령, 후원회장을 맡았던 이웅진(40) ㈜선우 사장 등과 함께 가톨릭대 혜화교정에 있는 김 추기경의 집무실을 방문했다.

김씨는 “4월 교황 베네딕토 16세 즉위식 때 TV에서 건강한 모습의 추기경님을 뵙고 무척 기뻤다”면서 “제 후원회에 추기경님께서 함께 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실망하고 낙담하던 저를 지켜주신 분이 천주님이며, 추기경님이 저에게 해주신 말씀이 하나하나 얼마나 소중했는지 모른다”면서 “감옥에 있는 동안 많은 사랑을 받았고, 앞으로 남은 인생 베풀면서 살고싶다”고 덧붙였다.

김 추기경은 “수난과 고통을 잘 받아들이셨는지 마음의 모습이 사랑과 겸손, 희생으로 가득차 있으신 것 같다”면서 “최근에 나온 (김씨와 관련한) 신문기사를 읽으면서도 ’고통 속에서 인생을 깊이 사신 분이 되셨구나’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답했다.

김 추기경은 ’겨레 사랑과 그로 인해 겪으신 오랜 세월의 수난, 보여주신 인내와 겸손에 깊이 감사드린다’라고 손수 적어 회고록 ’추기경 김수환 이야기’(평화방송.평화신문 펴냄)를 김씨 등에게 선물했고, 김씨는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김 추기경에게 자서전 ’집으로 돌아오다’(한길사)를 전달했다.

김 추기경은 1997년 로버트 김 구명위원회에서 로버트 김의 석방을 주장하며 활발하게 활동했으며, 성탄절에는 카드를 주고받는 등 꾸준히 인연을 맺어왔다. 또 2003년 8월에는 수감 중이던 김씨에게 육필 서신을 국제우편을 통해 전달하기도 했다.

한편 김 추기경 예방에 앞서 김씨는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찾아가 조용기 목사를 만났다.

김씨는 조 목사에게 “기도에 감사드리며, 목사님 책들 모두 교도소에서 읽었다”면서 “신앙이 없었다면 감옥에서 견디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목사는 “이번 일로 모든 사람이 (김씨가) 나라를 위해 일한 것을 알게 됐고,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만이 남았다”면서 “처음엔 적극적으로 중재하지 않은 정부를 원망했지만, 국제관계에서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도 했다”고 답했다.

김씨는 조 목사와 수시로 편지를 주고 받았으며, 부인 장씨는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여의도순복음교회에 자주 들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개신교 신자인 김씨는 1978년 워싱턴 한인교회(감리교) 장로로 취임하기도 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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