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이 평양 려명거리 건설현장을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6일 전했습니다. 이른 새벽에 려명거리 건설장을 찾은 김정은이 야경을 바라보며 “불장식까지 하면 아름답고 황홀함을 말이나 글로 다 표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기뻐하면서 70층 살림집 외벽타일붙이기 등 각종 마감 공사 상황에 만족했다고 합니다.
김정은은 이날 ‘려명거리를 노동당시대의 기념비적 창조물로 일떠세워 사회주의조선의 불패의 국력을 남김없이 시위하자’며 마지막 남은 건설공사를 4월15일까지 끝내라고 지시했습니다. 김일성의 생일인 4월 15일까지는 한 달 남짓 남았습니다. 김정은이 지시했으니 앞으로 24시간, 밤낮이 따로 없이 건설자, 지원자들이 총동원돼 무조건 공사를 마감 지을 것입니다.
문제는 날짜를 맞추려다보면 부실한 공사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북한 당국은 축구경기장을 몇 개 합친 것보다 더 큰 4만 3천여㎡에 달하는 70층 아파트의 외벽타일붙이기를 단 13일만에 끝냈다고 자랑했습니다. 지난해에는 74일만에 70층 아파트의 골조공사를 끝냈다고 자랑했는데, 이렇게 속도만 강조하고 있으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북한주민들은 아직도 1993년 통일거리 25층 아파트 붕괴, 2014년 평천구역 안산동 23층 아파트 붕괴를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모두 완공날짜를 맞추려고 속도전을 내세우며 날림식으로 짓다가 발생한 참사들입니다.
특히 려명거리 건설은 고층아파트가 많아 부실공사가 있을 경우 수많은 인명피해를 낼 수 있습니다. 완공날짜를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건설하기 보단 안전을 강조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미 김정은의 지시가 떨어졌기 때문에 안전보다는 지시를 관철하는 데 모든 관심이 집중될 것이 뻔합니다. 당장은 김정은의 업적 선전용으로 려명거리 살림집이 이용되겠지만 안전을 무시하고 속도전으로 지어진 고층 아파트에서 인민들은 불안에 떨며 살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