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럼즈펠드 ‘北 위협아니다’는 떠나겠다는 신호”

피터 벡 국제위기그룹(ICG) 동북아 사무소장은 31일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갑자기 북한이 남한에 대한 임박한 위협이 아니라고 말한 것은 미군이 언제든 떠날 준비가 됐다는 ’명백한 신호’”라고 진단했다.

종로구 내수동 ICG 사무실에서 이날 연합뉴스와 만난 벡 소장은 주한미군 철수설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말하고 “버웰 벨 주한미군 사령관이 북한의 대남위협에 대해 언급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런 말을 한다는 것이 무슨 뜻이겠느냐”고 반문했다.

벡 소장은 북한의 위협이 사라진 후에도 ’중국 억지’ 전략 차원에서 주한미군이 계속 주둔할 것이라는 분석에 대해 “’전략적 유연성’이 강화될수록 미국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늘어난다” 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미 중앙아시아에 미군이 주둔하고 있기 때문에 여기서 ’이동’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며 “전 지구적 차원에서 봤을 때도 한국의 중요성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와 관련한 미 정부 부처 간 입장 차이에 대해 묻는 질문에 “이러한 견해에 대해 국방부가 특히 적극적”이라고 귀띔했다.

벡 소장은 다음달 중순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 “작통권, 북핵문제 등 한미 간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들이 ’현재 진행형’인 미묘한 시점이라 두 정상 모두 정치적 노련함과 수완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 정상이 자신의 의제를 ’너무 세게 밀면’ 역효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시하고 “될 수 있으면 둘 사이에 ’이견’이 있다는 자명한 사실을 서로에게 다시 상기시켜주는 상황은 피하는 게 현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에 대해 벡 소장은 북한이 선택할 에이스 중 에이스 카드이기 때문에 “당장은 안할 것”이라고 단언하고 “북한이 지금 어느 게임을 하고 있는 지 모르겠지만 핵실험을 해서 지금으로서는 얻을 게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핵실험 문제와 관련)가장 분명한 것은 김정일 위원장의 가장 큰 적은 바로 자기 자신이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언론에 보도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방중설’과 관련, 그는 “만약 김 국방위원장이 중국에 갔다면 의미가 있다”고 분석하고 “이를 계기로 중국 측이 북한에 ’태도를 바꾸라’는 압박을 다시 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그는 이어 “일각에서는 특별열차에 탄 것은 김 위원장이 아니라 장성택 부부장이라는 소문도 있다”면서 “장 부부장이 유력한 후계자로 꼽히고 있기 때문에 사실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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