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전문가들이 보는 한반도 정세

북핵 6자회담이 교착 상태에 빠져 있고 북한의 로켓 발사 예고로 한반도 주변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내 한반도 전문가들이 최근 상황에 대해 엇갈린 시각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30일 모스크바 시내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산하 극동문제연구소 회의실에서 열린 전(全) 러시아-독립국가연합(CIS) 한국학자 학술대회 참석자들은 한반도가 위기 상황이라는데 인식을 같이하면서도 그 관점과 해결 방안에는 미묘한 입장차를 보였다.

이 연구소의 알렉산드르 제빈 한국문제 연구센터 소장은 “오늘날 이명박 대통령의 대북 정책이 한반도 문제를 일으켰고 그로 인해 러시아와 아시아 경제 발전을 지연시키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한반도 정책은 부시 전 정부와 다를 게 없다”면서 “미국은 북한이 아예 핵을 보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보고 있으며 플루토늄 개발 중단, 북한 비핵화 1단계 성공에 만족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과학아카데미 산하 동방학 연구소의 알렉산드르 보론초프 한국ㆍ몽골 과장은 “오바마에게 많은 것은 기대했지만, 실망이 큰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오바마와 부시의 정책이 같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부시의 정책 때문에 북핵 문제가 일어났다고 비난한 적이 있다. 아직 오바마 정부의 대(對) 북한정책을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제빈 박사의 말을 반박했다.

그런가 하면 평화적인 목적의 핵실험은 인정해야 하며 북한에 일방적으로 비핵화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보론초프 과장은 “북한 비핵화는 어느 정도 진전이 있었지만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더 많다”며 “북한은 평화적인 핵실험을 할 권리가 있고 그 부분은 인정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극동문제연구소 김 예브게니 선임연구원은 한 걸음 더 나가 “북한을 `불량 국가’로 여겨서는 안 되며 북한만 무책임한 국가로 몰아서도 안 된다. 북한이 핵을 보유하지 않길 바란다면 다른 나라도 핵을 보유하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만 북한의 비핵화가 성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극동문제 연구소 미하일 찌타렌코 소장은 “현재 한반도 상황은 전 세계를 위험하게 만들고 있고 상황은 다시 또 예측할 수 없게 돼 버렸다”면서 “북한이 위성 문제로 다시 한 번 스캔들을 일으키고 있지만 아무도 북한 위성 제조를 금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산하 경제연구소 게오르기 톨레라야 박사는 “우리는 북한의 비핵화가 6자회담의 존재와 목적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특히 러시아는 6자회담이 끝나는 않는 방향으로 외교를 펼쳐야 하며 아시아에 영향을 미칠 통로를 잃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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