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 “6자회담 재개 조건 전보다 성숙”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8일 “북핵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조건들이 이전보다 크게 성숙해 있다”면서 6자회담 재개에 강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모스크바를 방문한 오카다 가쓰야(岡田克也) 일본 외상과 회담한 후 기자회견에서 “6자회담 재개 조건들이 이전보다 많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며 “북핵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6자회담 외에 다른 대안은 없으며 모든 문제가 6자회담 틀 내에서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러시아나 일본 등 일부 관련국들이 북핵 협상 과정에서 제외되리라 기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우리는 현재 일본을 비롯한 당사국들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고 이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해 비핵화 조처를 시작하면 일본과 러시아를 제외한 남북한과 중국, 미국이 참여하는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4자회담이 가동될 수 있다는 일부의 지적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라브로프 장관은 일본과 러시아가 마찰하는 북방영토 문제와 관련, “양국이 조용하고도, 호의적 분위기 속에 상호 수용할만한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며 “양국이 건설적 대화를 계속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라브로프 장관은 “소위 `표준’에 맞지 않는 방법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카다 장관도 영토 문제에 대한 양국 간 인식의 차를 인정하면서 “구체적 결과를 얻기 위한 추가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카다 외상은 지난 24일 러시아 언론과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북방영토 문제 해결을) 무기한 연기하려 해 일본 국민이 불신을 품고 있다”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일본-러시아 파트너십은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은 러시아에서 남(南)쿠릴열도로 불리는 에토로후(擇捉), 구나시리(國後), 하보마이(齒舞)와 시코탄(色丹) 등 4개 섬을 놓고 러시아와 영유권 분쟁을 빚고 있다.


이 4개 섬은 1905년 러·일 전쟁의 승리로 일본이 차지했다가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망하고 러시아가 실효 지배를 해 오고 있다.


이 문제로 종전 50년이 넘었지만, 양국은 아직 공식적으로 평화조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


양국 모두 경제적으론 중요한 상대지만 지하자원이 풍부해 경제적 가치가 높고 태평양에 접한 전략적 요충지라는 점에서 북방 영토에 대해서 만큼은 한 치의 양보 없는 자존심 싸움을 하고 있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정권 출범 후 양국 정상이 2차례 만나 북방영토 문제를 논의했지만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특히 일본 정부가 지난달 “북방영토가 불법 점거되고 있다”고 밝히자, 러시아는 “제2차 세계대전의 결과를 수정하려는 시도로 받아들이겠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러시아는 평화조약 후 2개 섬은 돌려줄 수 있지만, 일본은 4개 섬 모두의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오카다 장관은 이날 라브로프 장관과 회동에 앞서 빅토르 히리스텐코 러시아 산업 통상부 장관을 만나 러시아 정부의 수입 중고차 관세 인상을 보호주의 조처라면서 이에 대한 철회를 촉구했다.


러시아 정부는 자국 자동차 산업 보호를 위해 올 1월 수입 중고차에 대한 관세를 인상했고 이 때문에 일본의 극동 지역 중고차 수출이 급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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