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언론 로켓발사 지지” 北보도는 허구였다

북한은 8일 방북한 외신 기자들에게 로켓발사가 평화적 목적임을 보여주기 위해 추진체에 탑재할 인공위성 ‘광명성3호’를 공개했다. 그러나 광명성3호 사진을 본 전문가들은 자원 탐사 및 농업 연구 목적용이라는 북한의 주장에 강한 의구심을 보였다.  









▲3월 23일 조선중앙TV에 출연한 여성 아나운서가 ‘조선의 위성발사는 국제적 규정에 저촉되지 않는다’는 러시아 인사의 담화 내용을 보도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화면 캡쳐>


정부 관계자도 당시 통화에서 “간단한 사진 촬영이나 음성 송수신 기능에 그치는 위성을 운용하기 위해 수억 달러가 드는 로켓을 쏘아올리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중국과 러시아 정부까지 북한의 ‘평화적 목적’이라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자, 북한 매체들은 미사일 발사에 대한 국제적 지지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러시아 언론인을 등장시켰지만 본지 취재결과 이러한 언론사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이어 노동신문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조국을 위하여 복무함’이라는 신문사 바란니꼬바 주필이 17일 ‘북한의 위성발사가 국제적 규정에 저촉되지 않고 동북아시아에 유익한 발사라고 간주한다’고 발표했다”고 지난달 24일 보도했다.


그러나 블라디보스토크 한국 영사관 관계자는 데일리NK와 통화에서 “최근 신생 언론사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지만 ‘조국을 위하여 복무함’이란 언론사나 ‘바란 니꼬바’라는 주필의 이름은 들어보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현지 언론 사정에 밝은 관계자도 “블라디보스토크 언론사 관계자들에게 문의했지만 확인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에는 ‘조국을 위하여 복무함’이라는 신문사 명칭을 밝혔지만 대외용인 조선중앙통신사에서는 ‘블라디보스토크의 한 신문사’라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것도 이 보도가 조작됐음을 짐작케한다. 러시아 인터넷 사이트 중에도 이와 유사한 이름의 언론사와 주필은 검색되지 않았다.


북한 매체들의 이러한 조작 사례는 한두 번이 아니다. 지난해 7월에는 북한이 수해피해 사진을 조작해 미국 AP통신사에 제공한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AP는 당월 16일 제휴 언론사에 송고했다가 디지털 조작이 의심된다며 이틀 후 삭제(photo kill)하는 안내문을 제휴 언론사에 보낸 바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조평통이 운영하는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에 ‘탈북자 납치’ 관련 동영상이 게재됐는데 이 동영상도 조작된 것으로 판명됐다.


이 동영상에는 탈북자들이 국내에 들어와 집도 제공받지 못하고 거리에서 생활한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정작 동영상 인터뷰에 등장하는 김용하 ‘탈북난민인권연합’ 대표는 “중국에서 10년 이상 거주하면 과거에는 탈북자 자격을 인정 받지 못해 집 없이 생활한다는 점을 말한 것인데 북한이 교묘하게 조작했다”라고 주장했다.


축소보도 사례도 눈에 띈다. 북한 대내용인 조선중앙방송은 지난해 7월 4일 평양시 군민대회 보도에서 “우리 군대에게 더 많은 군량미를 보내주자”라는 결의가 이뤄졌다고 방송했지만, 대외용인 조선중앙통신에서는 이 같은 내용을 삭제하고 보도했다.


외부에서 지원된 식량이 군량미로 전용될 수 있다는 우려를 증폭시킬 수 있는 대목이다. 북한은 이 사실이 외부로 알려질 경우 국제적으로 식량 지원을 반대하는 여론이 높아질 것을 우려해 조선중앙통신 보도에서는 이 부분을 삭제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99년 10월 대남 선전방송인 ‘반제민전’은 함남 신포수산단과대학 출신 탈북자 강혁을 내세워 “남한이야 말로 사람 못 살 사회다. 북한 사회주의는 가장 우월한 제도”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 관계 당국자는 통화에서 “당시 언론의 문의에 ‘북한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답변한 바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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