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방문 박의춘, 캐비아 챙겨 귀국 왜?”

모스크바를 공식 방문했던 박의춘 북한 외무상이 17일 김정일이 좋아하는 음식인 캐비아(철갑상어 알을 소금에 절인 식품) 등 고급 식품들을 챙겨 귀국길에 오른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동아일보는 20일 박 외상 일행의 짐을 점검했던 러시아 항공사 직원이 “북한 외교관들이 캐비아, 절인 오이, 양주 등을 잔뜩 가져왔는데 초과 운임을 안 물어 통관 수속이 지체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박 외상 일행이 대기하고 있던 공항 귀빈실 안의 간이 수속실 창구 앞에는 북한으로 부쳐질 짐이 수북히 쌓여 있었다고 한다.

김정일의 요리사로 일했던 후지모토 겐지 씨의 증언에 따르면 캐비아는 김정일이 평소 즐겨 먹는 고급 요리 중의 하나다. 특히 러시아산 블랙캐비아는 품질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지난 2001년 김정일이 러시아를 방문했을 당시에도 많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김정일을 직접 수행했던 콘스탄틴 풀리콥스키 전 러시아 환경기술원자력 감독처장은 자신의 저서에서 “김정일이 절인 오이를 좋아해 그가 북한으로 돌아갈 때 직접 선물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 외상이 북한 귀국 길에 특별히 캐비아 등 고급 식품들을 직접 챙겨 돌아간 것은 뇌질환 수술 이후 현재 회복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정일을 위한 특별 선물인 것으로 추정된다.

캐비아는 지난 2006년 10월 북한 핵실험 이후 발동된 유엔 대북제재 조치 중 하나인 사치품 수출 규제에 해당하는 품목이기도 하다. 미국과 일본 등은 북한에 대한 수출 규제 품목에 캐비아 등 고급 식재료를 포함시켰다.

이와 관련, 한 소식통은 “북한 대사관 직원들이 박 외상이 모스크바에 도착한 14일 이전부터 철갑상어알을 구하기 위해 러시아 남부 지방 등지에 출장을 다녀왔으며 북한 대사관이 운영하던 자금 중 상당액을 선물 준비에 미리 쓴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또한 귀빈실 창구 안에서 짐을 점검하던 러시아 아예로플로트 항공사 직원들은 베이징으로 거쳐 평양으로 돌아가는 박 외상 일행의 짐이 기준(1인당 20kg)을 초과했다고 전했다.

이날 북한 외교관을 만났던 공항 직원들은 “초과 운임을 kg당 15유로에서 5유로로 할인해 주겠다고 했는데도 북한 관리들이 기준을 초과한 50kg에 대해 공짜로 해달라고 억지를 부렸다”고 말했다.

한편, 베이징 행 비행기가 출발하기 2시간 전인 17일 오후 8시 20분경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국제공항 귀빈실 앞에 도착한 박 외상은 북한 대사관 직원 30여명의 호위를 받으며 10여초 만에 귀빈실 안으로 들어갔다고 신문은 전했다.

박 외상을 수행하던 한 북한 관리는 외신 기자들의 접근을 막으며 “외상 동무가 질문을 받지 않겠다고 미리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러시아와는 잘됐다. 남북관계 악화와 6자회담에 대해서는 말할 입장이 아니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취임(5월)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를 방문한 박의춘 외무상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양자회담을 갖고 양국간 상호 협력을 약속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와 만났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