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남ㆍ북한과 군사협력 차이 뚜렷

남에는 “무기 사달라”..북에는 무관부 폐쇄

한ㆍ러 국방장관회담에서 러시아가 군사협력 부문에서 남한과 북한을 차별화하고 있음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러시아는 지난 22일 모스크바에서 윤광웅 장관과 세르게이 이바노프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국방장관회담에서 자국산 무기를 구매해 줄 것을 우리측에게 집요하게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바노프 장관은 특히 ’국가 경제력’을 노골적으로 언급하면서 북한이 옛 소련 시절과 달리 구매국으로서 매력이 없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혔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바노프 장관은 회담 후 가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군사 기술적 규모로 보면 러-북 관계는 러-한 관계에 비교할 바가 못된다”며 “국방협력 수준은 크게 국가의 경제상태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북한에 무관부조차 두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열악한 경제상황으로 인해 북한이 러시아산 무기를 더 이상 구매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업무를 주로 맡는 무관부를 아예 폐쇄해 버렸다는 얘기다.

북한 김일철 인민무력부장이 지난 2001년 4월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양국간 ‘방위산업 및 군사장비 분야 협력 협정’을 체결했지만 그 이후 두 나라 사이의 방산협력이 아주 미미한 수준임을 시사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당시 북한과 러시아가 S-300 지대공 미사일, 대공레이더 항법시스템 등 10여종의 러시아제 첨단무기를 북측에 판매하는 문제를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첩보가 나돌기도 했다.

반면 러시아측은 윤 장관이 지난 21일 군사기술협력청을 방문했을 때와 다음 날 국방장관회담에서도 러시아산 첨단무기 완제품을 구매해 줄 것을 요청하는 등 군사교류협력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와 한국간 군사기술 협력은 전통적인 무기 공급 뿐아니라 국방기술, 방위산업, R&D(연구개발)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러시아는 한국이 빌려준 경협차관 상환을 대신해 무기를 인도하는 ‘ 불곰사업’과 관련해 이미 합의된 T-80U 전차, BMP-3 경전차, 상륙작전용 공기부양정인 무레나 등 6종 이외에 방공무기 등의 구입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러시아는 불곰사업과 관련해 방공무기 등 완제품을 구매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우리에게는 무기구입보다는 기술 이전이 더 매력적”이라며 “현재로서는 딱히 구입할 만한 러시아산 무기는 없다”고 말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군 현대화를 추진하고 있는 러시아가 병력 조정에 따른 잉여무기를 소진하고 국방예산을 조달하려는 차원에서 한국 등 주변국에 무기를 판매하려는 노력을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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