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기대감 속 향후 한반도 주변정세 주목

러시아는 10월2일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에 큰 기대를 걸면서도 이후 전개될 한반도 주변 정세에 주목하고 있다. 남북 통일에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표명하고 있는 러시아는 이번 정상회담이 한반도 및 동북아 전반의 평화와 안정을 가져다 줄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 개최 발표 당시 성명을 통해 “이번 회담은 1차 남북정상회담에서 있었던 대화와 협력에 대한 논의를 확고히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며 러시아는 언제나 남북한 양자가 스스로 평화통일을 달성할 수 있도록 앞장을 설 것”이라고 밝히는 등 남북 문제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과 자신들의 역할을 강조해 왔다.

최근 `자원과 무기’를 지렛대로 세계 외교 무대에서 목소리가 커진 러시아가 남북 관계에 대해 이런 시각을 갖고 있다는 것은 남북한 모두에게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또 최근들어 유럽에서 아시아로 고개를 돌리고 있는 러시아로서도 남북 문제 해결이 동북아지역에서 미국을 견제할 수 있는 하나의 중요한 동기가 될 수 있고 향후 동북아 다자안보체제에서 러시아의 입지를 강화시킬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이번 회담에 거는 기대는 클 수 밖에 없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이미 이달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만나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동북아 평화안정, 남북한 및 러시아간 경제협력 등을 위해 성공적으로 개최돼야 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현지 언론들도 이번 회담이 남북 관계 정상화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언론들은 “이번 회담에서 한반도 평화문제와 번영에 관한 논의가 있을 예정이며 두 정상의 회담은 북한 핵 문제 해결에 자극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러시아는 한반도종단(TKR) 철도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연결, 남.북한에 대한 송전, 북한 에너지 시설의 복구 등과 같은 3자협력 사업에 대한 남북간 합의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 내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도 1차 정상회담이 갖는 상징적 의미와는 달리 이번 2차 남북정상 회담에서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실질적이고도 구체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러시아 국제관계연구소(IMEMO) 게오르기 부르체프 소장은 “양국 정상간 2번째 만남이니 만큼 평양에서의 회담은 성공을 거둘 것이며 한반도의 현 상황을 고려해 볼 때, 매우 현명한 행동이고 남북 두 나라간의 화해와 협력을 위한 강력한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극동연구소 알렉산드르 제빈 소장도 “이번 정상회담은 한반도의 상황을 튼튼히 하고 냉전시대의 유물로 남아있는 `긴장의 근원지’ 퇴치에 기여할 것이며 러시아의 안전을 건실하게 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러시아는 경제발전과 통합 글로벌 과정이 나타나는 지역에 가장 활발히 참여할 것”이라면서 “이제까지 러시아는 한반도 안전문제, 핵문제, 극동지역 발전 문제에 있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런가 하면 북한이 이번 정상회담을 통일로 가는 길목이 아닌 국면 전환 및 정치적 목적 달성을 `수단’으로 여기고 회담에 응한 것일 수도 있기 때문에 회담의 성과를 크게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는 조심스런 지적도 있다.

국제관계연구소 게오르기 불리체프 한국연구 국장은 “김정일 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응한 주된 목적은 단순히 경제지원을 받거나 한국의 대선에 영향을 끼치려는 데 있는 게 아니라 6자회담의 다자협상 과정에서, 더 넓게는 북한 전체의 대외관계에서 북한 입지를 강화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남북정상회담에서 한국을 압박하기 위해 주한미군 철수, 군사훈련 중단, 한미군사동맹 폐기 등의 문제를 제기하겠지만 이는 자신들에게 유리한 타협 조건들을 이끌어내기 위한 시도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모스크바 외교 소식통들은 6자회담 전개 과정 등에서 북한이 예전과 다른 긍정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데 주목하고 이번 남북 정상회담이 북핵 문제 해결과정 및 북한과 역내 주요 국가들 사이의 관계 정상화에 새로운 정치적 추진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알렉산드르 로슈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최근 인터뷰에서 “남북정상회담은 한반도 내 긴장완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고 정상회담 이후에도 양국이 좀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