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과학원 보론초프 한국과장

북핵 6자회담이 교착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한국은 북한을 어떤 식으로든 자극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러시아 내 한반도 전문가인 알렉산드르 보론초프 러시아 과학원(RAC) 동방학연구소 한국ㆍ몽골 과장은 27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과거에도 그렇지만 지금도 북한은 달라진 것이 아무것도 없다. 한국이 진정으로 북한을 대화 창구로 이끌려면 북한을 자극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 시점은 관계 개선의 계기가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예를 들어 민간단체들의 대북전단(삐라) 살포도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후계자를 지목했다는 보도가 있지만, 아직 100% 확실한 것은 없다. 한국이 그의 아들들에 대해 누구는 능력이 있고 누구는 어떤 점이 부족하다는 등으로 평가하는데 북한에 새로운 지도자가 등장했을 때 이는 양국 관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긍정적 관계를 원한다면 한국도 이런 태도는 자제해야 한다. 미래 남ㆍ북 관계에 대단히 불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또 북한의 권력 이양과 관련해서는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은 모두 추측이다. 현 북한 체제는 안정적이며 달라지거나 변한 것은 하나도 없다. 김 위원장의 리더십에 어떤 조짐도 없다. 내부 권력 다툼이 있을 것도 그야말로 억측이다.”라면서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북한이 권력 이양에 대비한 시나리오를 갖고 있다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과 만나 구체적으로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알 수 없지만, 언론에 보도된 내용으로만 보면 6자회담에 결코 나쁜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이 이후 어떤 태도를 보일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비핵화는 한반도 평화 정착의 전제조건이다. 그런데 북한과 미국은 합의문 이행과 해석에서 현격한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북ㆍ미가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한국이 아무리 진지하게 이 문제를 풀려고 해도 북ㆍ미 관계가 풀려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보론초프 과장은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북ㆍ미 관계에 대해 “오바마는 (대북 관계에서) 다이내믹하고 긍정적 방향으로 갈 것이다.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클린턴 행정부에서도 기회가 있었다는 우리는 알고 있다. 미국은 또 대북 관계를 진전시키는 데 한국과 일본의 입장도 충분히 고려할 것으로 본다.”라고 진단했다.

또 그는 일본이 납치문제 미해결을 이유로 대북 중유 지원을 거부하는 것과 관련, “일본인 납치 문제는 북ㆍ일 양자 관계에서 풀어야 한다. 6자회담이 핵 문제로 만나는 것이기 때문에 이 문제를 6자회담에 끌어들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일본은 6자회담 의제에 집중해야 한다. 러시아 등 어느 회원국도 일본이 6자회담에서 제외되기를 바라지 않는다는 점을 일본도 알아야 할 것이다.”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이 미국에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 포함하라고 압박하는 것은 잘못이다. 북한에 테러지원국 해제는 `선물’이 아니며 미국의 의무이자 약속이었다. 따라서 일본이 테러지원국 해제를 거론할 이유는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그는 남ㆍ북ㆍ러 3각(角) 협력 사업에 대해 “가스관 통과, TKR(한반도종단철도)-TSR(시베리아횡단철도) 등을 포함한 이 사업은 동북아 전체 판도를 바꿔 놓을 엄청난 프로젝트다.”라면서 “이것의 실현 여부는 남북 관계가 어떻게 가야 하느냐에 달렸다.”라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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