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가스관, 남북관계 돌파구”

통일연구원의 서재진 원장은 10일 “미국이 대북관계의 진용을 갖추고 본격적인 북미대화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남북관계에도 돌파구가 마련될 가능성이 높다”며 그 돌파구로 북한을 경유하는 러시아 천연가스 도입 사업을 꼽았다.

서 원장은 1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리는 제2회 국정과제 세미나에 앞서 배포한 ‘한반도 평화증진 및 상생.공영을 위한 대북정책’이라는 제목의 주제발표문에서 “미국과의 대화의 시즌이 다가오면 북한의 대남 태도도 변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가스관 사업은 전면 중단된 남북 당국간 대화 재개의 물꼬를 틀 매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북한이 잇따라 대남 강경 성명을 내놓고 있지만 남북 경제 교류.협력 분야에서는 비교적 유화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고, 가스관 사업이 남북 모두에 이익이 될 수 있는 대형 프로젝트란 점 등에서 러시아와 북한간 관련 합의가 잘 진행될 경우 곧바로 남북대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9월 모스크바 한.러 정상회담 직후 한국가스공사와 러시아 가즈프롬이 체결한 양해각서에 “가스 배관 건설 때 3국의 자재와 인력을 이용한다는 점이 담긴 만큼 러시아가 사전에 북한과 어느 정도 조율을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며 “남북간에 신뢰가 회복되고 대화가 재개되어 시베리아에 이르는 가스관이 연결되면 부수적으로 남북간에 경제협력이 더욱 활성화될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북한이 지난해 3월말부터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격렬한 비방과 군사적 위협으로 반응한 것은 “남북관계보다는 북미관계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방향으로 북한의 생존전략이 변화”했고 “내부적으로 경제난 심화에 따른 불만과 동요를 통제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서 원장은 분석했다.

따라서 북한이 10.4 남북정상선언 불이행을 빌미로 이 대통령을 원색 비방하는 것은 남북관계 지속과 10.4 선언 이행을 위해서라기보다는 오히려 남북관계의 경색을 조장해 북한 내부 통합에 활용하되 책임은 남측에 전가하는 동시에 중장기적으로 남한의 대북정책을 북한에 유리한 방향으로 전환하려는 의도라는 것.

서 원장은 그러나 “미국과의 국교정상화를 생존 전략의 최우선 순위로 추진하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남북관계가 긴장된 상황에서 북미대화가 순조롭게 진행되기 어렵다”며 “결과적으로 북미관계가 잘 된다면 남북관계도 잘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낙관했다.

그는 “‘핵무기 없는 세계’를 비전으로 내세우는 오바마 행정부가 진지하게 북한과의 대화와 협상에 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북핵문제가 진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편 그는 “북한의 대남비방으로 인하여 한국 정부는 북한에 대하여 식량지원을 비롯한 인도적 차원의 지원을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지지 않아 적극적 대북정책 추진을 유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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