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美, 자산동결 조치는 불법”

“과거의 경험을 놓고 보면 각이한 형태의 무기와 금지된 기술을 전파시키는 데서 미국이나 나토(NATO) 동맹국의 회사들이 드물지 않게 범인으로 인정됐다.”

러시아의 소리 방송은 29일 미국이 북한, 이란, 시리아 기업 및 이들 기업과 거래 실적이 있는 외국 기업이 보유한 미국내 자산을 동결하겠다는 부시 대통령의 방침에 대한 논평에서 이번 조치를 적반 하장격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아직까지 러시아 정부의 공식 반응은 보도되지 않았지만 이 방송이 정부의 의중을 담고 있는 대외 홍보 방송이라는 점에서 러시아 정부가 느끼고 있는 불편한 속내의 일단이 표출된 것으로 분석된다.

방송은 “(미국의 자산동결 조치로) 우선 러시아와 중국의 회사들과 과학연구 기관들이 적지 않은 손실을 입을 수 있다”며 깊은 우려를 표시하고 “유엔이 실시하는 제재 만이 합법적으로 간주된다”고 강조, 이번 조치의 불법성을 지적했다.

특히 “미국이 만약 러시아 기업의 이해관계에 해를 주려고 한다면 양국 관계에 부정적 후과가 초래될 것이며 러시아는 이러한 행위를 기업 분야에서 비양심적이며 솔직하지 못한 경쟁의 실례로 간주하고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방송은 이어 대량살상무기(WMD)의 확산주범으로 사실상 미국을 지목하고 이스라엘과 파키스탄의 핵무장을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또 이번 제재 조치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방송은 “지난해 미국이 미사일 기술 분야에서 이란과 협력한다는 것을 이유로 수십 개의 러시아 기업에 부과한 제재 조치를 해제하고도 미국이 또다시 제재 정책으로 되돌아가고 있는 것은 이러한 제재 조치가 비효과적이라는 것을 확인해줄 뿐”이라고 주장했다.

방송은 “러시아는 현재 프랑스, 독일, 영국과 함께 핵분야에서 이란과 긍정적인 대화를 진행하고 있으며 조선(북한)의 핵문제에 관한 6자회담에서도 성과를 이룩할 수 있다는 근거가 있다”며 “미국의 제재 조치는 어떤 측면에서 모든 부정적인 것 외에 그 어떤 결과도 가져오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방송은 그러나 6자회담에서 성과가 나올 수 있다고 한 ‘근거’가 무엇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대통령령을 통해 WMD 확산과 관련이 있는 북한과 이란, 시리아 기업의 미국내 자산을 동결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번 제재 대상에는 이들 기업과 거래 실적이 있는 제3국 기업까지 포함돼 있어 국제 사회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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