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美, 대북 금융제재 증거 제시해야”

글레프 이바셴코프 주한 러시아 대사는 7일 위폐 및 금융제재를 둘러싼 북미간 마찰과 관련해 “미국은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해야한다”고 말했다.

이바셴코프 대사는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회장 문창극) 주최로 이날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61회 ‘편협대화’의 초청 연사로 나서 “러시아는 북한의 위법행위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를 갖고 있지 않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러나 “6자회담은 북핵 문제를 논의하는 장으로, 다른 부분을 관련시키면 안된다”고 못박고 “북한은 미국 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와도 양자문제를 갖고 있다”고 지적, 사실상 양자 대화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바셴코프 대사는 “6자회담이 지연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 유감으로 생각한다”면서 “북핵 문제에서는 6자가 한 팀처럼 움직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6자 모든 나라가 동등하게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위폐가 모스크바를 경유해 유통됐다는 얘기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 “소문일 뿐”이라고 일축하고 “우리 사법 당국 등은 그와 관련한 실체적인 증거를 갖고 있지 않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바셴코프 대사는 북한의 개혁.개방 움직임과 러시아측 지원방안에 대해 “누구든, 어느 때든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해서는 안되며 강제로 (북한의) 변화를 추구해서는 결과가 없다”면서 “제재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북한이 스스로 인식해야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밝히면서 대화와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바셴코프 대사는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의 유엔 사무총장 입후보에 대해서는 “아시아 국가 출신 후보를 지지한다는 게 러시아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전제하고 그러나 “아시아는 합의된 후보를 내야 한다”고 밝혀 후보에 대한 아시아권의 컨센서스 조성을 주문했다.

그는 “한국 외교관들은 이 점에서 다른 나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바셴코프 대사는 이 밖에도 한반도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연결문제와 관련, “북측도 깊은 관심을 표명하고 있고 전문가 차원의 논의가 진행 중”이라면서도 “기술과 재정 등 측면에서 복잡한 문제로 논의를 가속화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바셴코프 대사는 앞서 ‘한.러 관계’에 대한 연설에서 “러시아는 4차 베이징 6자회담의 성과를 환영한다”면서 특히 “경수로 건설 등 북한이 향후 핵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타협공식은 만족할 만하다”고 밝히고 “러시아는 국내법과 국제의무에 따라 북한이 차후 핵프로그램을 평화적으로 사용하는데 모든 회담 당사국과 협력하고 적절한 시기에 북한에 경수로를 제공하는 문제를 논의하려는 용의가 있음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4차 회담의 성과를 굳혀 5차 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일관성 있는 후속 조치가 명확히 반영된 현실적인 로드맵을 만들려는 노력”이라고 강조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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