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北 평화적 핵이용권 지지 주목

러시아가 북한의 평화적 핵이용권을 적극 지지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평양을 방문 중인 콘스탄틴 풀리코프스키 라시아 극동연방지구 대통령 전권대표는 전날 김정을 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북한의 평화적 핵이용권을 인정한 6자회담 참가국들의 결정에 찬사를 보냈다.

풀리코프스키 전권대표는 또 러시아는 북한의 평화적 핵이용권을 인정할 것을 주장해왔다며 “앞으로도 북한측이 평화적 핵개발 프로그램을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다른 참가국들과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북한의 평화적 핵개발을 돕는 방안은 경수로 건설 지원으로 압축되며, 이는 북한의 핵무기 계획 포기에 대한 보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는 입장에서 한 걸음 나아간 것이다.

풀리코프스키 전권대표는 지난 8월 중순 방북 당시에도 북한의 평화적 핵개발에 간접 지지를 보냈다.

그는 평양 광복절 행사에 참가하고 돌아온 직후 “미국이 위협하지 않는다면 어떤 핵 탄두나 폭탄 또는 미사일도 필요하지 않다”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말을 전하면서 “김 위원장이 원자력 에너지의 개발 필요성도 강조했다”고 밝혔다.

풀리코프스키 전권대표는 이어 “김 위원장은 6자회담 협상 과정의 모든 참가국들이 장애물을 만들지 말 것을 촉구했다”며 평화적 핵이용 계획까지 완전 폐기시키려는 움직임은 바람직하지 않음을 시사했다.

김 위원장과 각별한 친분이 있다고 알려진 풀리코프스키 전권대표는 올해 두 차례(8월.10월)의 방북을 통해 핵문제와 전력 지원 등 에너지 지원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4차 6자회담에서 참가국들이 ’적절한 시기’에 대북 경수로를 제공하는 문제를 논의한다고 애매하게 합의해 놓은 상황에서 러시아의 대북 에너지 지원은 일각에서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이미 러시아는 1980년대 중반 신포에 경수로를 제공하는 문제를 협의한 바 있으며 극동지역 전력회사인 ’보스톡 에네르고’는 여분 전력인 50만㎾를 북한에 공급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해왔다.

또한 현재 건설 중인 ’러시아 핫산-북한 청진’ 약 350㎞구간의 송전선로 문제가 타결되면 러시아 극동지역의 전력이 북한으로 공급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을 전망이다.

러시아측 전문가들은 러시아제 경수로의 대북 직접 제공이 문제가 된다면 러시아 극동지역에 ’북한 소유, 러시아 운영’의 경수로를 짓는 방법도 가능하다는 절충안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양국이 에너지 협력 방안, 특히 대북 경수로 제공에 대해 어느 정도까지 ’교감’하고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달 21일 미국 스탠퍼드대학 연설에서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폐기한 후 북한에 경수로를 제공할 수 있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밝혔을 뿐이다.

발레리 예르몰로프 러시아측 6자회담 차석대표은 지난달 1일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고 핵무기비확산조약(NPT)에 복귀할 경우 원자력 발전과 전력 및 천연가스 공급, 북한 내 노후된 구 소련 화력발전소 보수작업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러시아는 대외적으로 ’선 핵포기-경수로 제공’이라는 원칙을 표방하면서 러시아제 경수로의 대북 제공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 같다.

현재 러시아는 올해 2월부터 이란 남부 부셰르에 8억달러 상당의 원자로 지원을 강행, 미국과 마찰을 빚고 있다.

이란 정부는 최근 러시아와 원자력 협력을 한 단계 강화하기를 원한다고 강조해고 러시아 외무부도 이란 핵문제의 유엔 안보리 회부에 반대하는 등 양국의 ’핵 공조’는 긴밀하게 작동하고 있다.

여인곤 통일연구원 국제관계연구실장은 “러시아는 한반도 핵문제가 불거진 이후 꾸준히 에너지 지원과 러시아형 경수로 제공을 제안해 왔다”면서 아직 구체적인 지원방안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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