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언 라포트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 은 2일 주한 미군이 북한을 선제공격할 계획은 전혀 없으며, 미국 정부는 북핵 문제에 대한 외교적 해결노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라포트 사령관은 또 북한에 대한 군사공격 여부는 전적으로 한미 양국 정부간의 결정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포트 사령관은 이날 여야 국회의원 13명으로 구성된 연구단체 ‘국회 안보 포럼’(회장 송영선)이 국회 귀빈식당에서 개최한 창립기념 간담회에 참석, ‘북한 군사력의 실체와 한미관계의 현주소’를 주제로 연설한 뒤 이뤄진 질의 및 응답 시간에서 이같이 말했다.
라포트 사령관은 “북한의 핵 시설 등에 대한 선제공격의 가능성이 있느냐”는 한 참석자의 질문에 대해 “선제공격 계획은 절대로 있을 수 없으며 미국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외교적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포트 사령관은 이어 “(북한내 불안정한 상황 발생시) 주한 미군의 군사행동 범위가 어떻게 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이 경우, 한국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으며 군은 이에 대한 계획을 양국 정치인에게 알릴 의무가 있다”면서 “그러나 이같은 작전을 수행할 경우 한미 양국정부간 합의가 있어야 하며 어느 한 쪽 정부의 일방적 결정으로 해서는 안된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포트 사령관은 이어 남북한의 군사전력에 대해서는 “한국과 북한간 비교가 아니라, 북한과 한미 연합사간 전력에 대해 언급해 왔으며 이는 한미 연합사가 낫다고 본다”면서 “그러나 북한의 위협을 무시하는 것은 한미 동맹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간담회를 주최한 한나라당 송영선(宋永仙) 의원은 브리핑을 통해 북한의 핵능력과 관련, 라포트 사령관이 “1~2개 정도의 핵탄두는 확실히 갖고 있고, 재처리 시설과 능력, 재처리 물질도 보유하고 있으며 고농축 우라늄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핵탄두의 미사일 탑재 여부에 대해 “핵탄두를 비행기에 싣고 가서 떨어뜨릴 정도라면 너무 무거워 미사일에 탑재가 안 될 것”이라면서 “(미사일에 탑재할 정도로) 소형화 및 경량화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자신도 확신을 가지고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한반도에서는 북한이 특수부대 12만명, 세계최대 포병 및 잠수함 능력 등 세계 4위의 군사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간과되고 있다”면서 “강력한 대량살상무기인 5천톤 이상의 화학무기도 갖고 있다. 북한이 미사일에 탑재하거나 한반도에 갈등사태가 발생했을 때 쏘는 탄은 화학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송 의원은 전했다.
그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과 관련, “많은 분들이 오해를 하고 있지만 이는 미군이 자기들 필요할 때마다 한반도의 군을 끌어들여 활용하는 전략이 아니다”면서 “한반도 유사시 미군이 괌이나 다른 지역에 배치된 전력을 빨리 끌어오기 위한 전략적 유연성의 최대 수혜자는 한국”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방위비 분담에 따라) 미군기지 인력을 줄일 수 밖에 없다”면서 “훈령량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른 부분을 줄여야 하며 이에따라 인력감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고 송 의원은 전했다.
우리 군의 국방개혁과 관련, 라포트 사령관은 “한국의 자주국방 필요성에 대해서는 인정하며 한국이 스스로의 방어를 위해서는 방위비가 전체 예산의 3.2~3.5%는 돼야 한다고 본다”면서 “하지만 국방개혁의 틀에 대해서는 정확히 어떤 모습인지를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미의원외교협의회장인 열린우리당 유재건(柳在乾) 의원과 같은 당 배기선(裵基善) 임종인(林鍾仁), 한나라당의 이상득(李相得) 이한구(李漢久) 민주노동당 노회찬(魯會燦) 의원 등 여야의원 20여명과 지난 3월 부임한 이희원(李熙元)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등이 참석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