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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언 러포트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은 26일 한미 양국간에 협의하고 있는 전시작전통제권 이양 문제와 관련, “한국군이 군사능력을 갖출 때 이양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러포트 사령관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미군기지내 하텔하우스에서 국방부 출입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전시작통권이 어느 시기에 이양될 지에 대해서는 앞으로 연구 토의가 이뤄진 뒤 결정돼야 한다”면서 그같이 말했다.
러포트 사령관은 “전시작통권 이양은 군사능력이 갖춰져야 하는 것을 전제로 하며 이양시기 또한 토의해야 한다”며 “한국군이 전시작통권을 갖출 준비가 되어 있을 때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연합사령관은 유엔군사령관을 겸직하고 있기 때문에 유엔 문제도 해결해야 하고 정전협정과 관련한 조직도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며 “전시작통권은 복잡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는 현재 한미가 공동으로 행사하고 있는 전시작통권을 한국군이 단독으로 행사하는 방안이 결정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리고 관련 협상 또한 순탄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해주고 있다.
또 러포트 사령관은 “전시작통권은 한반도내 전력에 국한하며 한반도를 떠난 전력에는 적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포트 사령관은 이와 관련, “나는 한국군 부대를 해외로 전개하도록 명령을 하지 못한다”며 “전략적 유연성도 미군과 관계 있고 한국군과는 무관하다”고 말해 한국군이 분쟁지역에 투입될 가능성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러포트 사령관은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는 논의가 본격화되면 전시작통권 이양 문제가 가속화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군대는 사회보장과 위협을 억제하기 위해 존재하는 만큼 미래 조건과 위협, 능력을 평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주한미군이 분쟁지역에 투입될 때 한국이 최소한의 군사기지를 제공하게 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한반도내 전력은 한국 안보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며 “워싱턴에서 한미간 합의에 의하면 미국과 동맹국은 이 문제를 협의해 결정하기로 했기 때문에 충분한 토의가 이뤄진 뒤 결론이 내려질 것”이라고 답변했다.
러포트 사령관은 “(전북) 군산은 기간시설물이 발전되어 있어 위기시 한반도 내외로 전개하는데 매우 효율적인 곳”이라고 말해 오산.평택기지 외에 군산기지를 확장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와 함께 러포트 사령관은 훈련장을 확보해야만 전투태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앞으로 한국군과 미군이 직면하게 될 가장 큰 도전은 훈련장을 확보하고 훈련여건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주한미군은 수백만달러를 투입해 기지내 땅속에 묻혀있는 연료탱크를 제거했다”며 “이는 주한미군의 자체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앞으로도 환경을 지키는 청지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러포트 사령관은 “현재 한미 군사동맹은 한미관계 역사를 통틀어 어느 때보다 강해졌기 때문에 미래 한미동맹도 낙관한다”며 “50년 후에도 한미동맹은 유지될 것이며 국가간의 문제도 극복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다음 달 3일 이임식을 가진 후 버웰 벨 대장에게 지휘권을 넘겨주고 38년간의 군생활을 마감하게 되는 그는 한국민에게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같이 갑시다”라는 메시지를 남기고 싶다는 말로 3년8개월 재임했던 소회를 대신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