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한국 망명을 원했던 탈북자 정금철씨가 러시아 부인 등 가족동반 망명에 대한 한국 정부의 불허로 다른 망명국을 찾고 있다고 러시아 인권단체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5일 보도했다.
러시아의 인권단체 ‘시민지원(Civil Assistance)’의 스베트라나 가누슈키나 대표는 14일 RFA와 인터뷰에서 “정씨가 최근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을 통해 한국 정부에 한국행을 희망했지만 그의 가족은 러시아 시민이기 때문에 한국 정부는 가족들의 망명은 허용하지 않고 있다”며 정씨가 가족동반 망명을 받을 다른 나라로 망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UNHCR 모스크바 사무소는 정씨 가족의 동반 망명이 한국 정부로부터 거부됐는지 확인해주지 않고, 현재 제3국과 동반 망명을 협상중이라고 밝혔다고 RFA는 전했다.
이에 대해 외교통상부 임근형 구주국장은 “정확한 내용은 파악되지 않았다”고 전제하고 “보도 내용을 근거로 판단한다면, 탈북자는 자유의사가 확인되면 한국으로 올 수 있지만, 부인이 러시아인이고 자녀가 그 러시아 여성이 법적으로 정씨의 부인이라는 점이 확인되고, 남편을 따라 러시아 국적을 한국 국적으로 바꾸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40대인 정씨는 10년 전 건설노동자로 시베리아에서 일하다가 작업장을 이탈해 지금의 러시아인 부인을 만나 결혼, 세살난 아들을 두고 있으나, 지난달 초 러시아 당국에 붙잡혀 북한으로 강제송환되던 도중 보호시설을 탈출, UNHCR의 보호 아래 러시아에 망명 신청을 냈지만 거부당했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