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방문해 천안함 침몰 원인을 조사했던 러시아 전문가들의 보고서가 곧 마무리 될 것이라고 러시아 외무부가 1일 전했다.
안드레이 네스테렌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천안함 정보에) 접근을 허용받았던 러시아 전문가들이 최종적인 보고서를 끝내고 있다”며 “보고서는 국가 지도부에 제출될 것이며 그런 다음 러시아가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그동안 이들 전문가의 보고서가 공식적으로 나온 이후 유엔안보리를 포함한 대북 재제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이번 보고서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유엔 안보리 재제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이 어떨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러시아의 인테르팍스 통신은 러시아 조사단이 천안함 선체를 비롯해 증거들을 모두 살폈지만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이라고 확증할만한 증거는 찾아내지 못했다고 전해, 우리 합동조사단 내용과 배치되는 내용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우리 정부는 인양된 어뢰 추진체와 북한이 제작한 카달로그의 어뢰 설계도가 일치하는 점, 어뢰 추진체에 남아있는 알루미늄 성분이 천안함 함선에서도 검출됐다는 점, 추진체에 선명하게 남아있는 1번이라는 글씨 등의 직접 증거와 사건 당일 북한 잠수정의 잠적 등의 정황증거를 들어 북한의 소행임을 확정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 조사단은 어뢰 공격임은 분명하지만 우리 정보기관의 카달로그 입수 경위에 의문을 표시하면서 직접 증거가 없다는 결론을 도출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전통적으로 유엔에서 서방 사회를 경계해온 러시아가 북한에 대한 외교적 고려를 하기 위한 목적일 수도 있다.
해군 잠수함과 어뢰 전문가로 구성된 러시아 조사단 4명은 지난 5월31일 한국에 도착해 합동조사단의 조사 자료와 관련 증거를 살펴본 뒤 6월7일 귀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