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치ㆍ외교적 해결가능성 확인

러시아 정부는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하지 않고 6자회담 복귀에 합의하는 등 정치외교적 수단을 통한 북핵문제의 해결 가능성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북한의 핵실험 직후 러시아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알렉산드르 알렉세예프 외무차관이 북한과 중국, 한국을 연달아 방문, 대화를 통한 북핵사태 해결을 강조한 것이 북한으로 하여금 더 이상 도발적인 행동을 중단하고 협상테이블에 복귀하는데 기여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과도한 대북 압박에 반대해온 러시아는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결의 채택에 동의함으로써 미국 주도의 압력 행사에 동참하기는 했지만 이는 궁극적으로 북한을 대화로 이끌기 위한 수단적 의미가 강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 1일 크렘린에서 반기문 차기 유엔 사무총장과의 회담에서 “대북 유엔 제재결의는 제재로써 중요한 것이 아니라 대화를 이끌어내도록 해야 하며, 북한의 6자회담 복귀 합의는 이러한 의지를 담은 진전된 것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중국과 더불어 북한 당국이 의지해온 러시아마저 안보리 결의에 동의를 표함으로써 북측에 경고적 신호를 확실히 보냈고, 이는 북한이 6자회담 복귀에 합의하는 성과를 이끌어냈다는 것이다.

알렉세예프 차관은 특히 베이징에서 열린 북한, 미국, 중국간 비공식 3자 회동에 대해 러시아측이 사전에 통보를 받았다면서 북한이 6자회담 복귀를 선언하는데 러시아가 배제되지 않고 암묵적인 역할을 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주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 북한측 관계자들과 만나 향후 6자회담 일정과 의제들을 협의하는 등 회담 당사국으로서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러시아 정부는 북한이 1년여만에 6자회담 복귀에 합의한 만큼 향후 적실성있는 논의가 이뤄지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즉 북한이 당장 추가 핵실험을 하지는 않겠지만 북한의 도발적인 행동을 억제할 확고한 안전판을 이번 6자회담에서는 반드시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9.19 성명을 전후해 미국 재무부가 북한의 불법자금 세탁창구였던 방코 델타 아시아(BDA)를 ‘돈세탁 우려대상’으로 지정하고 북한의 계좌를 동결함으로써 어렵게 얻은 제 4차 6자회담의 성과를 희석시켰다는 비판에서 기인한다.

이러한 배경에서 북한측 도발이 재현되지 않도록 확실히 담보하려면 미국측이 대북 금융제재를 일부 풀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지난달 20일 쿠웨이트 쿠나(KUNA)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측이 대북 금융제재를 푸는 것이 6자회담 재개의 관건이라고 주장했다.

라브로프는 막힌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미국과 북한이 유연성을 가질 것을 주문하면서도 미국측이 북한에 대한 계좌 동결과 같은 별개의 사안을 북핵문제와 결합해 이용함으로써 6자회담의 진행을 방해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푸틴 대통령도 반 장관과의 회담에서 “향후 6자회담에서는 지난해 9.19 공동성명을 구체적으로 이행하는 방안을 논의하는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9.19 성명 채택 직후 북한이 미국측의 금융제재의 덫에 걸려 핵프로그램 포기, 평화공존이라는 9.19 성명의 대의가 유명무실화되고 있다는 점을 에둘러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즉 9.19 성명의 적절한 이행을 위해서는 미국측의 북한에 대한 강경 입장을 다소나마 누그러뜨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북한에 대해서도 대북 제재결의를 수용하고 핵프로그램 포기를 천명하는 등 국제사회 요구에 충실히 부응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6자회담 지속과 함께 미국과 북한간 직접 대화를 강조해온 러시아로서는 향후 미-북간 협상 분위기를 만드는데 주력함으로써 북핵사태 해결에 외교적 성과를 내도록 힘을 쏟을 전망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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