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닷새 만에 對그루지야 ‘종전’선언

러시아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마련한 휴전안에 동의하며 전쟁 발발 닷새 만에 그루지야와의 ‘전쟁 종료’를 선언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12일 “남오세티야에 있는 우리의 평화유지군과 시민들의 안전이 회복됐고, 침략자들은 매우 중대한 타격을 받았다”며 전쟁 종료를 선언했다. 메드베데프는 그러나 러시아군에 자위 체제를 갖추도록 요구하는 한편 그루지야로부터 저항의 조짐이 보이면 바로 제압하도록 지시했다.

‘종전’은 선언됐지만 전쟁의 불씨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그루지야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의 발표 이후에도)그루지야의 마을 세 곳이 계속 폭격을 받고 있다”며 “우리는 (러시아가 군사작전을 종료했다는)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반면 러시아는 그루지야 측의 주장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한편,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종전 선언 직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미하일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12일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의장인 알렉산더 스텁 핀란드 외무장관과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는 사카슈빌리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축출할 계획은 갖고 있지 않다”고 하면서도 “그가 스스로 물러나는 게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메드베네프 러시아 대통령은 “여러 서방 국가들이 자제를 촉구하고 있지만 러시아는 그루지야군의 ‘대량학살’ 행위를 반드시 짚고 넘어갈 것”이라며 국제재판소의 전쟁범죄 조사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그루지야의 사카슈빌리 대통령은 “남오세티아와 압하지야 지역을 러시아 점령지역으로, 러시아 군을 점령군으로 부르겠다”며 국제사회가 러시아군을 통제할 평화유지군을 파견해야 한다고 즉각 받아쳤다.

남오세티아와 압하지야 지역은 그 동안 그루지야에서 경찰력을 파견하는 등 지배권 행사를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이번 러시아 군의 총공격으로 군경 병력을 모두 철수시킴에 따라 그루지야의 영향력이 완전히 상실된 셈이다. 러시아는 ‘평화유지군’의 이름으로 이 지역에 자국 군대를 증강, 주둔시킬 계획이다.

한편,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은 이번 사태로 남오세티야와 그루지야에서 10만명에 이르는 난민이 발생했다고 발표했으며,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그루지야 내 난민 2천여명에게 식량을 공급하는 등 인도적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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