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교사들 “역사교과서 북한 비판은 대세”

러시아의 올해 초.중등학교 신학기용 역사 교과서에 북한 체재에 대한 신랄한 비판 내용이 실린 것은 그동안 적어도 교과서엔 러시아와 가까운 나라들에 대해 우호적으로 기술된 점에 비춰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러시아 역사교사들은 북한에 대한 러시아인들의 시각이 바뀌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일반인은 물론 지도부의 인식도 이미 바뀌었다면서 북한의 역사와 체제에 대한 비판적 기술은 대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스크바 1086 학교의 역사 교사 리지야 쉐스타코바 씨는 28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 역사 교사들은 북한 체제에 대해 항상 사실을 가르치려고 노력해 왔다”며 “하지만 북한 상황을 이렇게 자세히 적은 교과서는 이것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32년 간 역사를 가르쳐 온 쉐스타코바 교사는 “1998년 이후 러시아에는 많은 역사 자료들이 대중에 공개되면서 역사를 왜곡시키고 숨기려는 증상도 사라져 왔다”며 “북한이 남한보다 뒤처진 것은 누가 봐도 한눈에 알 수 있다. 이 점을 숨길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정부도 역사 교과서를 만들면서 교육 현장에 있는 역사 교사의 의견을 잘 반영하고 있고 편향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슈콜라 `짐나지움 2’의 역사 교사 슈쿠노바 올가 씨는 “북한 체제를 비판하는 내용을 실은 교과서가 나온 것은 정말 이례적”이라며 “이는 북한에 대한 러시아의 시각이 변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올가 교사는 “한국과 북한을 비교해 볼 때 우리는 북한 체제를 비난하지 않을 수 없다. 많은 역사 교사들이 북한에 대해 이전과는 다른 시각을 갖고 있으며 어린 학생들도 한국의 장점을 알고 북한 체체를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은 자신들의 체제가 옳다고 확신하고 있다. 러시아 교과서에 자신들을 비판하는 내용일 실린 줄 안다면 매우 불쾌해 할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불쾌해 하고 또 자신들이 바르다고 주장해도 북한에 어떤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역사 교과서에 북한 비판 내용이 실렸다고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봐서는 안 된다”며 “그냥 전 세계가 이제 역사에 대해 바로 알고 왜곡이 없어지고 있다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또 한 명의 현지 역사 교사는 “러시아 교과서에 이란, 북한, 쿠바 등 러시아와 관계가 비교적 좋은 나라들에 대해 비판적인 언급은 과거에 익히 없었다”며 “이제 그런 내용이 언급이 됐다는 얘기는 현 러시아 지도부의 역사 인식을 엿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가 현재 한반도 문제에 깊숙이 개입해 있는 상황에서 언제까지나 한국전쟁에 대한 언급만 하고 그칠 수는 없었을 것”이라며 “앞으로는 다른 교과서에도 유사한 내용이 실릴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의 대표적 교과서 전문 출판사인 `프로스베셰니에(계몽)’가 올해 신학기(9월 개학)를 앞두고 슈콜라(초.중등과정) 용으로 내놓은 새 역사 교과서 1권엔 북한 체제를 신랄히 비판하는 내용이 실려 있다.

이 교과서는 러시아 교과서로는 처음으로 1960~70년대 북한 독재 체제는 물론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북핵 문제까지 언급하고 있어 북한에 대한 변화된 시각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외교적으로도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연합뉴스가 입수한 이 교과서는 우리의 고등학교 3학년에 해당하는 11학년생용으로 만든 것으로 3명의 모스크바 국립대(엠게우) 역사 교수들이 저술했으며 교육과학부의 승인을 거쳤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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