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對중남미 영향력 확대 발판 마련

러시아가 중남미 지역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위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브라질 일간 폴랴 데 상파울루가 12일 보도했다.

신문은 이고르 세친 러시아 부총리가 최근 쿠바를 방문, 경제 협력 확대와 차관 제공을 약속하는 등 중남미 지역과의 관계 강화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러시아가 중남미 지역에서 활동 공간을 갈수록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세친 부총리는 지난 7월 이후에만 쿠바를 세차례 방문하면서 러시아-쿠바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진입시키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친 부총리는 쿠바에 앞서 중남미 반미(反美) 좌파정권의 핵인 베네수엘라와 니카라과를 방문해 끈끈한 유대관계를 과시했다.

같은 기간 펠리페 로케 쿠바 외무장관은 양국간 상호방문 합의에 따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초청 형식으로 모스크바를 방문했으며, 전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통상 확대 및 쿠바 유전개발 협력에 합의했다.

신문은 이달 말로 예정된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중남미 방문이 러시아-중남미 관계 강화를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쿠바, 베네수엘라, 니카라과 외에 브라질과 페루를 방문하는 문제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의 중남미 지역에 대한 관심은 일단 경제 문제에 집중돼 있다. 세친 부총리의 중남미 순방에 러시아 기업사절단이 대거 동행했으며 경제통상, 에너지, 교통 분야의 협력방안을 협의한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브라질 내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그러나 러시아가 그루지야 사태로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중남미 지역의 반미 좌파정권들과 잇따라 관계 강화에 나선 점에 주목하고 있다.

러시아제 군사무기의 주요 수입국으로 떠오른 베네수엘라와 군용차량 생산공장 건설을 포함해 15개항의 협정을 체결했다. 특히 베네수엘라와는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방문 시기에 맞춰 오는 20~24일 카리브해를 무대로 합동군사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러시아의 중남미에 대한 접근 시도에는 장애물도 존재한다.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오는 23일 실시되는 지방선거에서 패배할 경우 차베스 대통령을 축으로 중남미 지역과의 관계를 강화하려는 러시아 정부의 노력이 순식간에 힘을 잃을 수 있다.

베네수엘라 내 여론조사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전국 22개 주 가운데 최소한 6개 주에서 야권의 승리가 점쳐지면서 차베스 대통령의 집권 기반에 금이 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규모 투자를 앞세워 중남미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확산하고 있는 중국과의 경쟁도 불가피해질 수 있다. 중국은 이미 중남미 지역 대부분 국가의 시장을 잠식하고 있으며, 투자를 미끼로 환심을 사놓은 상태다.

또 미국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후보가 승리함에 따라 앞으로 미국-중남미 관계가 새로운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도 제약 요인이 된다.

러시아가 중남미 지역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미국 및 중국과 눈에 보이지 않는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 충분히 예견된다./연합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