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이 북한의 노임 착취와 열악한 환경에 대한 불만으로 이탈하는 경우가 잦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난 5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러시아 방문 이후 러시아 당국이 이탈한 북한 노동자들을 묵인해주거나 체포돼도 북한측에 인계하지 않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러시아 현지 소식통은 29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 노동자들은 월 800~1000달러씩 벌고 있으나 월급의 대부분을 외화벌이 등 충성자금명목으로 강제징수당하고 있다”면서 “또 같은 강도의 노동을 하고 있는 러시아인들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생활비를 받고 있는데 대한 불만으로 사업소를 이탈하는 북한 노동자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5월에도 건설사업소에 나와 있던 북한 노동자 몇 명이 사업소를 이탈해 러시아 치타시 부근에 있는 한 기업에서 노동을 하다 러시아 경찰에 단속만 됐지만 이들은 무사했다”면서 “그래선지 최근 사업소를 이탈하려고 하는 북한 주민들이 꽤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소식통은 “대부분 북한 노동자들이 독신으로 와 있기 때문에 탈북하게 되는 경우 가족들에게 안 좋은 일이 있을까 두려워하고 있다”면서 “조별로 외부작업을 나가는 사람들도 ‘가족이 아니면 지금이라도 도망치고 싶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일 집권시기에는 벌목을 목적으로 파견된 북한 주민들이 대부분이었지만 김정은 집권 이후에는 건축 및 건설을 목적으로 한 노동자들의 파견이 대폭 늘었다. 러시아 치타시에도 철산회사와 낙원회사가 있으며 이곳에서 근무하고 있는 북한 노동자들은 대략 300여명이며 이들중 이탈하는 노동자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지난 5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러시아를 방문한 이후로 러시아 경찰들은 북한 노동자가 탈출해도 체포하지 않고 못 본 척 하거나 일부 도와주기도 한다”며 “도망친 주민을 체포해달라는 북한 대사관의 요구를 들어주던 지난시기와 다르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전에는 사업소에서 도망간 북한 주민을 체포해달라고 요청만 하면 러시아 경찰이 잡아들였기 때문에 이탈한 북한 노동자 대부분은 먼 지역으로 가던가 아니면 산속에 숨어서 살기도 했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경찰에게 단속을 당해도 북한에 넘겨지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소식통은 “대신 해당 사업소마다 보위지도원들의 감시가 더 강화되고 주중 생활총화도 엄격히 진행되고 있다”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