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선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아크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은 자신이 당선되면 개방정책을 추구하겠다고 31일 다짐했다.
라프산자니 후보는 국영 TV 회견에서 “세계화는 이제 현실이며 외국에서 만든 개념이 아니다”라고 지적하고 세계화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란은 세계와 새로운 형태의 대화를 추구할 필요가 있다”면서 “우리는 국제적인 기류를 감안하고 이를 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프산자니 후보의 발언은 이슬람 혁명지도자 아야툴라 호메이니와 현 최고 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의 이란식 신정국가 개념에 정면 배치되는 것이다.
실용적 보수주의자로 통하는 라프산자니는 오는 17일 대선을 앞두고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36.2%의 지지율로 선두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결선투표 없이 직접 당선되는데 필요한 50%에는 크게 떨어지지만 2위를 달리는 모하마드 바크르 칼리바니의 12.2%에는 3배나 많은 것이다.
라프산자니는 강경파와 온건파간 거국 화해를 선거운동 구호로 내걸고 있다.
그러나 그가 밝힌 세계화 개념은 중대 국사의 최종 결정권을 지닌 하메네이의 의사에 반하는 것이어서 하메네이의 반응이 주목되고 있다.
하메네이는 국민들에게 반(反) 서방 노선을 견지하는 대통령을 뽑도록 촉구하고 있다.
하메네이는 같은날 국영 TV와 회견을 갖고 자신은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선에 출마한 8명의 후보 가운데 절반이 그에게 절대 충성하고 있고 그의 지지가 당선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분명한 것은 하메네이가 라프산자니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하메네이는 지난주 차기 대통령은 젊고 정력적이고 활력있는 지도자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70세의 고령인 라프산자니는 이 범주에서 크게 벗어난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