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스 “추가제재할 것…비핵화 진전까지 제재”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인도와 파키스탄의 핵실험 때 적용한 ’글렌 수정법’ 등을 통해 북한에 추가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말하고,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더라도 “북한이 비핵화에 진전을 이룰 때까지” 유엔안보리의 제재결의 1718호는 유지키로 이번 동북아순방에서 합의했다고 말했다.

라이스 장관은 이날 헤리티지재단 ’이병철 강좌’ 연설에서 또 북한 핵 문제를 “동북아 지역문제”라며 “지역 접근법”의 효과를 강조함으로써 북미 양자대화에 대한 거부 입장을 확인하고, 6자회담을 통한 역내 국가간 협력의 경험을 토대로 “떠오르고 있는” 동북아 다자안보틀을 적극 추진해나갈 방침임을 강조했다.

라이스 장관은 오는 30일 모로코에서 핵테러리즘 방지를 위한 첫 국제회의가 열린다고 밝혀 이 회의에서도 북한의 핵무기와 핵물질의 테러집단이나 불량국가로 이전을 막기 위한 대책이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대북 화해협력과 제재간 관계에 관한 질문에, 라이스 장관은 남북한이 “같은 한반도에 있고, 북한군이 적대적으로 배치돼 있고, 이산가족 상봉을 계속해야 하는” 등의 “한국의 복잡한 상황과 북한을 포용해야 하는 그 모든 이유를 우리는 충분히 알고 있다”면서도 “북한이 한국의 뒷마당에서 핵장치를 폭발시킨 것에는 강력한 대응이 있어야 한다”고 안보리 결의 이행 의무를 역설했다.

라이스 장관은 “한국이 역동적인 민주주의 국가로, 지금 대북 정책에 관해 매우 활발한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자체 민주주의 맥락 속에서, 대북정책의 미래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의 핵무장론에 대해, 일본이 미국과 동맹을 통한 안보와 억지력 확보가 아니라 “다른 길을 선택한다면, 그렇지 않아도 이미 안보환경상 매우 어려운 동북아지역에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을 것임을 모두들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반대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핵실험을 한 북한에 대한 미국의 ’포괄적인’ 접근법을, ▲한국 및 일본과 안보동맹 강화 ▲ 안보리 제재 결의의 국제적 이행 ▲확산방지구상(PSI) 확대, 미사일방어망(MD) 구축, 금융제재, 핵무기와 물질의 확산 원천을 규명해 책임을 지울 수 있는 방사능 탐지.조사.검사 체제 구축 등 북한의 확산방지 보완 대책 ▲핵무기비확산조약(NPT)을 비롯한 전 세계적인 비확산체제 정비.강화라고 설명했다.

라이스 장관은 포괄적 접근법의 마지막 5번째 항으로, 북한이 6자회담에 “진지한 자세로” 복귀해 지금까지의 핵무기 개발을 되돌리고 비핵화를 이루면 9.19 공동성명에서 제시된 대북 안보공약과 경제지원 등의 제안이 유효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그는 조지 부시 대통령과 자신이 북한을 공격하거나 침공할 의사가 없다고 말해온 점을 상기시키고 “우리의 정책이 (북한에) 적대적이라는 북한의 주장은 건설적인 선택을 거부하기 위한 북한의 구실일 뿐임을 전 세계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라이스 장관은 북한의 핵실험 후 국제사회의 대응을 “이란이 주시하고 있다”며 “이란은 이제 북한이 선택한 길이 북한에 안보와 번영과 위신을 가져다 주지 않고 그 반대로 가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안보리는 대이란 결의를 채택, 국제사회에 대한 이란의 도전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헤리티지 재단의 ’이병철 강좌’는 고 이병철 삼성회장을 기념하기 위해 삼성그룹이 기부한 자금으로 운영되며 이 재단 건물엔 이병철 회장의 이름을 딴 회의실이 있고, 고 정주영(鄭周永) 현대회장 기념 회의실도 있다.

한편 글렌수정법은 1994년 만들어져 1998년 인도와 파키스탄의 핵실험에 따른 제재를 위해 적용된 것으로, 미국 정부의 신용이나 신용보증을 비롯한 금융지원 금지, 특정 이중용도 품목 수출 불허 등의 조치를 담았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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