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스 “북한은 주권국가 부인안해”

‘이중적’ 대북 메시지…북 대응 주목日조치대서 연설…대북 다국간 안전보장 제공 용의도 표명

19일 일본 조치(上智) 대학에서 행한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북핵 문제와 관련, 평양당국에 ‘이중적’ 메시지를 던졌다.

북한과 미얀마를 아시아 지역내 ‘폭정의 잔존기지’라고 했던 자신의 지난 달 상원 인준청문회 발언의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부시 행정부 고위관리로서는 처음으로 북한을 ‘주권국가’로 인정하는 취지의 발언을 하고 나서 주목된다.

연설에서 그는 “북한이 주권국가라는 사실을 누구도 부인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북한을 공격하거나 침략할 의도가 없다는 것을 거듭 밝혀왔으며 6자회담의 다른 참여국과 함께 북한에 다국간 안전보장을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것이다.

‘북한을 공격하거나 침략할 의도가 없다’는 부분은 그동안 전임자인 콜린 파월 국무장관을 포함한 부시 1기 정부의 고위관리들이 누차 밝혀온 만큼 새로운 내용은 아니지만, ‘주권국가’과 ‘다국간 안전보장’ 발언은 사뭇 눈에 띄는 대목이다.

‘북한이 주권국가임을 부인하지 않는다’는 그의 언급에 대해 한 정부 당국자는 “주권국가란 자국 국민의 의사에 기초해 자기 나라의 장래를 스스로 결정한다는 의미가 아니겠느냐”며 “미국이 북한체제의 전복을 시도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국적 안전보장 제공 용의’ 부분에 대해서도 이 당국자는 “작년 6월 3차 6자회담에서 미국이 내놓은 안에 포함돼 있는 내용이기는 하지만, 미 국무장관이 직접 이 것을 다시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라이스 장관이 북한이 요구하고 있는 6자회담 재개 분위기 조성과 관련, 나름대로 북한에 ‘성의’를 표시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라이스 장관은 또 “6자회담은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틀”이라며 “북한이 우리의 제안을 진지하게 검토하려고 한다면 6자회담에 즉시 복귀해야 한다”고 ‘6자회담 틀’ 내에서 진지한 논의를 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그는 북한이 완전히 핵을 포기해야 한다는 기존의 미국 입장을 재확인한 뒤, 중국 정부의 “특별한 책임”을 강조하며 대북 설득 강화를 촉구했다.

그러나 북한에 대한 자신의 기존 입장 역시 그대로 드러냈다. 그는 “북한의 참상과 정권의 본질, 인근 국가의 무고한 시민에 대한 납치사건, 핵무장화를 통한 지역안보에 대한 위협을 미국과 다른 민주사회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과 미얀마를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민주화가 촉진돼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이날 연설에 대해 또 다른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듣기 좋은 얘기도 있고, 기분나쁜 얘기도 있다”며 “그러나 분명한 것은 라이스 장관이 미국은 북핵 문제를 6자회담에서 협상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기본정책을 재천명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날 연설은 지난 11일 워싱턴 타임스 회견 내용과는 사뭇 그 기조가 다르며 6자회담의 조기 재개를 염두에 두고 수위를 조절한 것 같다”며 “북한이 라이스 장관의 메시지를 분석하느라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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