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스 방북, 北核포기 이후 가능”

빅터 차(Cha) 미국 조지타운대학 교수는 28일(현지시각)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등 미 고위 관리들의 방북은 북한의 핵무기 포기 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까지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담당 보좌관을 지낸 차 교수는 이날 미국의 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면 그 때가 적절한 (방북)시점”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차 교수는 “부시 행정부는 각료급 관리나 국무장관을 협상자로서 북한에 보낼 의도가 없다”며 “이 점이 바로 부시 행정부와 기존의 행정부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협상대표는 힐 차관보이고,비핵화를 협상할 미국의 6자회담 협상대표단도 있다”며 “미국이 사용하는 외교방식은 6자회담이다. 영변 핵시설을 폐쇄하지 못한 상황에서 미 국무장관의 방북을 논의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밝혔다.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와 관련, “중요한 협상의 단계에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북한이 계속 미사일을 발사하면 이는 미국을 포함한 많은 당사국들이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행동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북핵 6자회담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의해 북한 영변 핵시설이 폐쇄된 후에 여는 것이 이상적”이라며 “다음 회담은 북핵 2·13 합의의 2단계(불능화)에 집중돼야 한다”고 말했다.

차 교수는 2·13 합의 불능화 단계에 대한 전망과 관련, “2·13 합의의 2단계를 이행하기란 분명 어려울 것”이라고 전제한 뒤 “하지만 조지 부시 대통령은 다자간 외교노선을 따르고 싶다고 분명히 밝혔고 미국은 현재 그 노선을 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북한이 6자회담에서 새로운 요구를 들고 나올 가능성에 대해 “그럴 가능성은 항상 열려있다”며 “북한은 언제라도 새로운 요구를 제시할 수 있고 과거에도 그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북핵 협상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북한의 이런 점 때문”이라며 “하지만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당사국들 사이에 북한의 새로운 요구들을 더 이상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돼 있다”고 밝혔다.

부시 행정부 임기 내 미북 관계정상화 가능성에 대해선 “미국은 북핵 논의가 비핵화의 마지막 단계에 완전히 이르기 전까지는 북한과 관계를 정상화할 준비가 돼있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비핵화의 마지막 단계란 북한에서 핵물질과 핵무기를 가지고 나오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북핵 문제 해결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의지와 관련, “부시 대통령은 북한이 지난해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실시했음에도 다자간 외교노력을 계속 추진해왔다”며 “많은 사람들은 북한의 핵실험 이후 미국이 보여준 차분한 반응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