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스 방문, 대북 경고 본격화 될 듯

▲ 지난해 베이징 6자회담에 모인 각국 대표(사진:연합)

이번 주부터 6자회담 조기 재개를 위한 관련국가들의 협의가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지난달 10일 북한 외무성 발표 이후 한 달여 동안은 북한의 의도를 파악하고 향후 파장을 점검해 본 탐색기. 이제부터는 초반 탐색을 토대로 대응방안에 대한 본격적인 그림을 그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탐색의 시작은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의 방북. 중국은 왕 부장의 방북을 통해 김정일 위원장을 접견, 북한이 6자회담에 불참한 이유를 전달받았다. 이와 함께 북한의 조건부 복귀의사도 확인했다.

왕 부장의 방북 이후 중국은 그 결과를 관련국가들에 설명하면서 북한이 요구하는 것은 ‘회담의 전제조건’이 아니라 ‘분위기 개선’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중국은 북한이 회담을 재개할 의지가 있을 뿐만 아니라 북한의 요구사항도 수용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관련국가들에 전하고자 했다.

한, 미, 일은 6자회담 수석대표들의 3자 협의를 통해 6자회담 내에서 북한의 우려사항을 모두 논의할 수 있고, 회담 형식도 북한이 요구하는 북-미 양자회담을 6자회담 틀 내에서 적극 보장한다는 유연함을 보였다.

중국은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을 통해 3자 협의 결과를 전해 듣고 후속 대책을 한, 미 양국과 협의했다. 이 자리에서 우 부부장은 중국이 가지고 있는 향후 중재계획을 일부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회담 전 적대정책 철회 요구, 미국 수용 불가

지난 1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김정일 위원장은 왕 부장을 만나 미국에 의한 ‘안전보장’ 을 포함한 4가지 사항을 회담복귀 조건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북한 외무성은 2일 비망록을 발표,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의 전환과 동결 대 보상의 원칙을 요구했다.

중국이 2일 우다웨이(武大偉) 외교부 부부장을 통해 당사국들과 분위기 개선 차원의 협상안을 마련하는 시점에서 북한은 외무성 비망록을 발표했다. 이것은 북한의 요구가 단순히 분위기 개선이 아니라 분명한 협상의 전제조건을 달성하려는 것이 속내임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현재 북한의 요구가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이며, 관련국가들의 협의는 중반전으로 돌입하는 국면이다.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동아시아를 방문하는 3월 중순경이 큰 고비가 될 전망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시점에서 북한에 대한 경고가 가시화될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크리스토퍼 힐 주한 미대사는 9일부터 일본을 방문한 이후 미국으로 돌아가 그동안 관련국가들 간 논의를 기초로 이후 대책을 수립할 예정이다. 같은 날 송민순(宋旻淳) 차관보는 러시아를 방문해 6자회담 수석대표인 알렉세에프 러시아 외교부 특사를 만나 회담 개최를 위한 협력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2라운드에 돌입한 발빠른 외교행보

중국은 리자오싱(李肇星) 외교부장이나 다이빙궈(戴秉國) 수석부부장을 북한에 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북한이 미국에 대해 모든 대북정책의 철회(특히 폭정의 종식 발언에 대한 사과)를 전제 조건으로 내걸고 있는 이상 북-미 간 합의는 사실상 힘든 상태다. 미국은 더 이상의 양보는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고, 이미 한국도 북한 외무성 발표에 큰 충격을 받은 이상 더 이상의 중재 노력보다는 미, 일과 함께 경고의 목소리를 높일 가능성이 커졌다.

중국이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설득하겠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은 상태. 결국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동북아시아 방문 후에야 북한에 대한 5개 국의 합의 라인이 그려질 것으로 보인다.

라이스 동북아시아 방문은 대북 경고의 출발점

닝푸쿠이(寧賦魁) 중국 외교부 한반도 담당대사가 이번주 미국을 방문하는 것도 대북 경고 메시지에 대한 양국의 입장을 조율하기 위한 것이라고 관측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북한은 이미 상황 악화를 예상하면서 핵 보유라는 강경 신호탄을 쏘아 올린 만큼, 이후 국면은 북한과 관련국가들 간에 양보 없는 평행선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북한 특유의 돌발적인 입장변화를 배제할 수 없지만 이것도 북한에 대한 압력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나 예상해 볼 수 있는 카드다.

결국 북한 외무성 성명 이후 촉발된 회담 파행 국면은 이제 2라운드에 돌입, 관련국들의 대북 경고를 시작으로 북한에 대한 압박이 구체화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신주현 기자 shin@dailyn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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