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스 내달말 방북說…동북아 순방 포함 가능성”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다음달 25일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에 미 정부 특사로 참석하는 것을 계기로 북한을 방문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어 추이가 주목된다.

북핵 현안에 정통한 복수의 외교소식통은 29일 한국의 새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는 라이스 장관이 핵 프로그램 신고를 놓고 장기 교착상황에 빠진 현재의 북핵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동북아 순방 기간에 북한 방문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라이스 장관은 지난달 22일 캐나다 방문 중 북한 핵문제와 관련, “지금 매우 중대한 국면(crucial step)에 처해 있으며 북한이 정확한 핵신고를 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으며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방북 가능성에 대해 “상정 못할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한 소식통은 “라이스 장관은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을 계기로 한국 뿐 아니라 일본과 중국도 방문할 것으로 안다”면서 “북한이 라이스 장관의 동북아 순방 이전에 핵 프로그램 신고와 관련해 ‘진전된 내용’을 보일 경우 라이스 장관의 방북이 성사될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2월26일 평양에서 열릴 뉴욕필 오케스트라의 공연에 맞춰 라이스 장관이 방북할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이 제2차 핵위기의 발단인 농축우라늄프로그램(UEP) 문제와 관련, 라이스 장관의 방북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입장을 고수할 경우 미국의 협상파가 입을 부담이 워낙 크기 때문에 실제 라이스 장관의 방북이 성사될 지는 불투명하다고 이 소식통은 말했다.

이에 따라 오는 31일 방북하는 성 김 미 국무부 한국과장과 북한측과의 협의 내용이 주목되고 있다.

소식통들은 “성 김 과장과 북한측의 협의에서 그동안 진전을 보지 못한 핵 프로그램 신고문제에서 미국을 만족시킬 내용이 나오면 이를 명분으로 라이스 장관의 방문 문제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북한이 핵프로그램 신고에 있어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은 미국에 대한 불신도 한 몫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라이스 장관이 방북하면 북 측의 불신을 해소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얘기다.

북한은 그동안 미국측과의 협의에서 `비핵화 조치와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등 안보조치를 병렬적으로 취한다’는 10.3합의의 내용을 강조하면서 북한의 체제안전 보장과 관련한 미국 정부의 의지를 보다 분명하게 약속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자신들이 밝힌 핵 프로그램 신고내용에 대해 미국측이 의혹을 품는 대목은 `얼마든지 추가로 해명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UEP 문제의 핵심인 원심분리기 수입여부에 대해서는 ‘없는 것을 어떻게 있다고 하느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은 이미 ▲시리아로의 핵 이전에 대해서는 10.3합의에 분명히 ‘핵 이전을 반대한다’는 내용을 명시했고 ▲추출한 플루토늄의 양은 핵무기와 그 관련 핵 프로그램으로 구분, 현재 밝힐 수 있는 총량은 30㎏ 전후이며 ▲UEP와 관련해서는 이미 알루미늄관을 미국측이 반출해 분석할 정도로 협조하고 있음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스 장관의 방북이 성사되고 미.북 수뇌부간 담판에서 핵 프로그램 신고 문제를 타결짓고 테러지원국 해제 일정 등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낼 경우 북핵 문제는 급물살을 타는 동시에 북.미 관계 정상화를 위한 본격적인 외교적 조치가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식통들은 그러나 “라이스 장관이 방북해서 구체적인 성과가 없을 경우 미국내 강경파들의 공격에 직면하게 될 것이고 이는 6자회담 전반에 걸쳐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이 때문에 성 김 과장의 방북을 전후해서도 북한이 머뭇거리거나 기존의 입장을 끝내 고수할 경우 라이스 장관의 방북은 당분간 실현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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