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국가를 순방중인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이 “불능화 진전은 계속되고 있다”며 “북핵 협상이 정체돼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27일 밝혔다.
국무부에 따르면 라이스 장관은 이날 일본 언론과의 간담회에서 북핵 협상이 교착상태에 놓인 현 상황에 대해 “분위기는 나쁘지 않으며 협상이 위기에 처했다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북핵 문제 진전을 암시하는 내용이 무엇인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북핵문제의 2단계 해결은 어려움이 있더라도 3단계에 진전이 있을 것이라는 신뢰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으로 끝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핵 신고는 대단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2단계 지연에 전혀 상심하지 않는다”며 “시한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신고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도 밝혔다.
라이스 장관은 또 이날 도쿄 방문 일정의 하나로 후지TV 대담프로그램에 출연해 ‘뉴욕 필’ 평양 공연에서 미국 국가가 연주된 것과 관련, “뉴욕 필이 북한에 간 것은 좋은 일이다”며 “그곳에서 미 국가를 듣는 것도 상당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뉴욕 필의 공연으로 인한 북미 관계개선 가능성에 대해선 “그것은 사적인 행사”라며 “외교는 외교이어야 하며, 이것이 북한 정치의 본질에 진정으로 영향을 줄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다”고 섣부른 미북간 관계개선 전망에 선을 그었다.
라이스 장관은 “6자회담에 참여한 국가들의 활동이 정지됐다고는 보지 않지만 북한은 전진할 필요가 있으며, 핵 신고를 진전시켜 다음 단계의 논의로 간다는 확신을 줘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한편, 톰 케이시 미 국무부 부대변인도 이 날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뉴욕 필의 공연은 북한으로 하여금 미국의 일류 오케스트라단의 연주를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면서 “(폐쇄적인) 북한당국이 외부와의 교류가 가능하도록 점차적으로 정책을 바꾸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케이시 부대변인은 “이런 문화교류를 갖는 것은 긍정적인 제스처이지만 아무도 이번 공연이 북한 체제의 정책을 바꿀 것이라는 환상을 갖고 있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미국도 (북한과의) 정치적 관계는 비핵화 등 북한정책의 진행에 기초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는 또한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을 수행해 중국을 방문한 뒤 라이스 장관의 지시로 베이징에 잔류한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가 북한 김계관 부상을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는 “현재로서는 계획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케이시 부대변인은 그러나 “만약 힐 차관보가 (재회동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고, 북한측도 유용할 것이라고 믿는다면 재회동 일정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재회동 가능성을 부인하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