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스, 北외무상에 북핵검증이행 직접 촉구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23일 싱가포르에서 박의춘 북한 외무상을 만나 북한이 제출한 핵신고서에 대한 검증체제 확립 등 검증방안에 대해 합의하고 이를 이행할 것을 직접 촉구했다고 국무부가 밝혔다.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중인 라이스 장관이 이날 비공식 북핵 6자 장관회담이 끝난 뒤 개별적으로 박 외무상에게 다가가 북핵 검증 합의의 완벽한 이행을 강조하고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일본측과 대화할 것을 촉구했다고 국무부는 전했다.

라이스 장관이 북한의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북한 외무상을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라이스 장관과 박 외무상의 회동은 비록 양자회담이 아니라 비공식 북핵 6자장관 회담의 틀내에서 이뤄졌지만 최근 북한의 핵신고서 제출 이후 미국이 북한의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방침을 밝히는 등 양국 관계가 급진전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뤄져 주목된다.

국무부에 따르면 북핵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이날 라이스 장관과 박 외무상의 만남 및 대화에 대해 “아주 짧았지만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대화를 나눴다”면서 “라이스 장관은 검증합의서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납북자 문제에 대처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라이스 장관은 이날 6자 장관회담을 시작할 때에도 환하게 웃으며 박 외무상에게 악수를 건넸다고 국무부측은 전했다.

라이스 장관은 이어 비공식이긴 하지만 지난 2003년 북핵 6자회담이 시작된 뒤 처음 이뤄진 6자 장관회담에 대해 “아주 유익했고, 놀랄만한 일은 없었다”면서 “참석자들이 9.19 공동성명과 10.3 공동합의, 북핵 2단계 국면에서 각자가 의무를 이행하고 조속히 3단계로 넘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 등을 확인했으며 북핵검증방안 합의와 그 중요성, 6개국간 양자관계 개선 등에 대해 많은 토론을 가졌다”고 밝혔다.

라이스 장관은 또 “일정을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어느 시점에 공식적인 6자 장관회담을 갖기로 했다”고 언급한 것으로 국무부는 전했다.

이어 라이스 장관은 북핵 검증문제와 관련, “구체적인 (검증)일정까지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진전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분위기는 좋았다”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시급함과 또다시 여러 달을 지체해서는 안된다는 교감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라이스 장관은 미국측이 제시한 북핵 검증방안 초안에 대해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 지에 대한 질문에 “북한의 답변을 얻지 못했다”고 간략히 답변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