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힐 차관보] “인권문제에 좌, 우 없다”

▲ 6일 토론회에 참석한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

“김정일 정권의 핵 프로그램은 북한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물질과 올바른 가치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취임을 위해 한국을 떠나는 크리스토퍼 힐(주한 미 대사)은 6일 오전 <평화네트워크>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북한 정권의 본질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불편한 일일 수밖에 없지만, 지금의 북핵협상은 궁극적으로 북한 주민의 미래를 결정짓게 될 일이기 때문에 이러한 사실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주 중 한국을 떠나는 힐 차관보는 마지막 공식적인 자리가 된 토론회에서 “북한 정권에 대한 심각한 우려의 뜻”을 표명하면서, ‘미국의 대북정책과 북핵문제’라는 주제로 북한문제 전반에 걸쳐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인권문제에 좌, 우 없다”

힐 차관보는 “북한 주민들은 물질적 빈곤에 의한 고통뿐 아니라, 미국과 한국이 누리고 있는 보편적 가치를 누리고 있지 못한 데서 오는 심각한 고통을 겪고 있다”며 “인권은 인류 보편적 가치로서 전 세계적으로 존중되는 당연한 권리”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은 인권의 보편적 인식 아래 좌파, 우파 할 것 없이 모든 사람들이 인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고 말해, 이른바 남한의 ‘진보 통일운동’을 표방하는 단체들의 인권에 대한 몰이해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힐 차관보는 또 대북 식량지원 문제에 대해 “북한에 식량을 지원, 배분하고 있는 NGO나 구호단체들이 북한의 식량지원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느 정도의 식량지원이 필요한지, 지원된 식량이 필요한 주민들에게 정확히 배분되는지의 여부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는 북한의 현실은 상황을 점점 나쁘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 주민들을 진실로 돕기 위해서는 식량지원만으로는 어렵고, 김정일 정권이 개혁개방의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 6자회담 복귀 신속히 결정해야

힐 차관보는 6자회담과 관련, “부시 1기와 2기 행정부는 북핵문제를 협상을 통해 해결한다는 일관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며, “미국의 적대정책 철회를 요구하는 북한이 오히려 미국에 대한 원색적 비난을 매일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라이스 장관이 서울과 북경에서 북한을 주권국가로 인정한다고 표명했는데도 북한은 이를 거부했다”면서 “북한은 자신의 정권이 수세기 동안 보장받기를 원하고 있는 것 같은데, 이 같은 보장은 북한 주민들만이 줄 수 있다”고 김정일 정권을 비판했다.

주한 미 대사로 8개월간 근무한 힐 차관보는 앞으로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를 맡게 된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