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양강도 일부 지역에서 들쭉 수확이 한창인 가운데, 생산량 증가로 들쭉 가격이 작년에 비해 대폭 떨어져 아쉬움을 토로하는 주민들도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양강도 소식통은 29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올해 들쭉이 최근 연간 가장 잘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면서 “들쭉이 있는 곳에 채취를 하려는 주민들로 북적이고 있지만, 들쭉 가격이 낮아 수매를 꺼리는 경향도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들쭉(1kg) 수매가격은 2015년 2만 2000원, 2016년 2만 5000원 정도였고, 그러다가 2017, 2018년엔 평균 3만 5000원으로 껑충 뛰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최근 2만 원까지 올랐지만 초창기엔 1만 5000원에 거래될 정도로 가격이 폭락했다고 한다.
지난해에 비해 최대 2만 원까지 하락한 수매가격에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 수매 자체를 꺼리는 양상도 나오고 있다. ‘가격이 오를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잠시 살림집에 보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자 외화벌이에 다급해진 ‘무역회사’도 적극 대응하기 시작했다. 현지에 직접 인원들을 파견, 들쭉 확보에 나섰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은 “무역회사 측은 들쭉과 교환할 만한 상품을 확보하는 데 여념이 없다”면서 “최근 주민들의 선호상품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수확량 증가를 반기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자본을 들이지 않고도 잘만하면 한밑천 벌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지속되는 시장 침체에 주머니 사정이 안 좋아진 주민들 입장에서는 발 벗고 나서야 할 만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소식통은 “최근 장사를 접고 산에 들어가는 장사꾼들도 있다”면서 “들쭉이 여러 식료품 제조에 들어가고 식료 공장에서도 들쭉 수확에 관심이 높다는 점을 알고 있는 머리 좋은 장사꾼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들쭉나무가 있는 지역의 주민들은 새벽부터 늦은 저녁까지 들쭉따기로 시간을 보낼 정도로 열성을 내고 있다”면서 “미리 들쭉나무가 많은 지역에 임시 거처를 만들어 놓는 경우도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소개했다.
한편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21일 양강도에서 들쭉 따기가 한창이라면서 삼지연군의 기관, 공장, 기업소 종업원들과 가두 여성(가정주부)들도 적기에 들쭉을 따기 위해 한사람같이 떨쳐나섰다고 전한 바 있다. 또한 대홍단군과 백암군에서도 수확한 들쭉을 지방공업공장들에 보내고 있다고 소개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