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쭉 풍년에도 작년比 가격 1만원 껑충 오른 까닭은?

진행 : 북한 양강도 시장에서 들쭉판매가 지난해에 비해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시기가 조금만 지나면 시장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과일로, 수출도 잘 될 뿐만 아니라 주민들이 너도나도 구입에 나섰기 때문이라는 건데요. 자세한 소식, 강미진 기자와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강 기자 관련 소식 전해주시죠.

기자 : 네. 북부 고산지대에 위치하고 있는 양강도 시장에서 들쭉 판매가 한창이라고 합니다. 현지 소식통은 지난해와 다르게 들쭉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하더니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무려 1만 원 이상 오른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북한 양강도에선 8월이면 들쭉 판매가 시작되는데요, 아직까지 들쭉 가격이 내려가지 않고 있는 것이죠. 이는 최근 중국으로 많이 수출된 것과 연관되어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이 시기엔 들쭉 생산지인 삼지연군과 대홍단군, 백암군 등지에선 여맹(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원들을 비롯해서 학생들과 노동자들도 외화과제로 들쭉 따기에 여념이 없는데요. 일부 주민들은 개인 돈벌이를 위해서 산에 막사(幕舍)를 짓고 살면서 들쭉채취에 나서고 있다고 합니다.

진행 : 들쭉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이유가 중국 수출이 주요한 원인이라고 말씀하셨는데요. 좀 더 자세히 이야기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기자 : 네, 북한 주민이 전한 데 의하면, 현재 양강도 시장을 통해 중국 장사꾼들이 들쭉을 대량 구매해 간다고 합니다. 이런 행태는 해마다 있었던 것이라고 하는데, 다만 지난해에 비해 구매자가 늘어나면서 가격 상승을 불러오게 된 것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습니다.

때문에 들쭉이 생산되는 각 지역들에서는 임시 도매소가 있을 정도라고 하고요. 여기서는 연일 들쭉 사들이기에 여념이 없다고 합니다. 도매꾼들은 아예 보다 싼 가격에 구입하기 위해 현지에 가 있는다고 하더라고요.

특히 삼지연군과 대홍단군 등지에서는 들쭉 도매꾼들이 가가호호 방문하여 들쭉 수거에 나서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들쭉수거를 도매꾼들이 직접 하게 되면 장사꾼들 입장에서는 낮은 가격으로 사들일 수 있어서 좋고, 들쭉을 싱싱한 채 팔게 돼 기분도 좋고, 주민들 입장에서는 시장까지 가지 않고 앉은 자리에서 돈을 벌 수 있어서 서로가 좋다고 하더라고요.

더구나 올해는 지난해보다 비싼 가격에 들쭉을 팔 수 있어서 주민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고 하는데요, 소식을 전해온 주민은 지난해보다 들쭉이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는데 중국에 수출하는 개인 장사꾼들이 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풀이했습니다. 지난해보다 들쭉을 사려는 주민들이 늘고 있는 현상은 중국 현지에서 백두산 들쭉을 많이 요구하기도 하지만 국내에서도 들쭉 과제가 증가한 것도 하나의 원인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여 설명했습니다.

진행 : 네. 양강도 주민들이 백두산 들쭉 동원에 시달리고 있다는 이야기는 이미 널리 알려진 이야기인데요. 최근엔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고 할 수 있는 건가요?

기자 : 네, 양강도에서는 해마다 이맘때면 들쭉 동원을 하게 되는데요, 학생들과 여맹원들 그리고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도 외화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들쭉 동원을 나가게 됩니다. 지난해에도 혜산시 여맹원들과 직맹원들 모두 대홍단군과 백암군으로 들쭉 동원을 12일동안 진행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해마다 주민들에게 할당되는 들쭉 과제는 조금씩 다르지만 대략 60kg에서 100kg 정도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나마 올해는 지난해보다 들쭉이 잘 됐다고 하니 주민들에게는 조금 나은 환경이 조성된 것이죠. 저도 들쭉을 많이 따봐서 아는데요, 들쭉이 잘 된 해에는 하루에 20kg도 딸 수 있거든요, 그런데 들쭉이 잘 안 된 해에는 하루에 5kg을 따기도 힘들거든요. 그리고 들쭉을 따려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들쭉채취가 더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최근엔 동원에 나온 사람들과 개인적으로 채취해서 돈을 버는 주민들로 들쭉 밭에는 사람 천지라는 것이죠.

또한 보통 20리(里, 약 8km) 이상 되는 산골에 들어가거나 그보다 더 먼 곳으로 가서 채취해야 되기 때문에 현지에 막사를 짓고 숙식을 현지에서 해결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나마 올해는 들쭉이 잘 됐다고 하니 주민들의 마음이 덜 조급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진행 : 현재 양강도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들쭉의 가격은 어떻게 되는지 알 수 있을까요?

기자 : 네 엊그제 통화한 북한 양강도 주민의 말에 따르면, 혜산시장과 연봉 등지에서 판매되고 있는 들쭉의 가격은 1kg당 3만 3000원 정도이고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1만 1000원 정도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제가 2014년에 조사했던 들쭉 가격은 1만 1000원~1만 5000원 정도 했었고요, 2015년에는 2만 2000원 정도로 전년보다 1만원 상승한 가격에 판매됐었습니다.

지난해에는 들쭉이 잘 되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2만 원 정도에서 판매됐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3만 3000원 선에서 판매되고 있다고 하니 어쩌면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좋은 소식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며칠 지나면 들쭉 가격이 하락하게 되기 때문에, 요 시기에 조금이라도 더 따려고 주민들은 어둑한 새벽에 집을 나섰다가 또 어둑해진 저녁에야 집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 일상이라는 북한 주민의 말을 들으면서 마음이 짠해지기도 했습니다.

진행 : 들쭉을 수확하는 시기에 학생들도 동원된다고 하셨는데, 학생들도 성인들과 같은 과제 양을 할당받는가요?

기자 : 아닙니다, 학생들은 어른들보다 적은 과제 양을 받게 되는데요, 학교 재적 인원에 따라 해당 지역의 교육부에서 주는 과제 양을 각 학교들에서는 학급별로 분할하여 내주게 됩니다. 이런 과제는 위에서부터 정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지역에 따라 혹은 학교에 따라 과제 양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 소식통의 말입니다. 부모의 입장에서는 자식들이 조금이라도 적은 양의 과제를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 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진행 : 네,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북한 시장 물가동향 들어보겠습니다.

기자 : 네. 지난주 북한의 쌀값과 환율을 비롯해 최근 북한 장마당에서의 물가 동향 알려드립니다. 먼저 쌀 가격입니다. 1kg당 평양 5700원, 신의주 5680원, 혜산 5640원에 거래되고 있고 옥수수는 1kg당 평양 2000원, 신의주 1910원, 혜산은 201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환율 정보입니다. 1달러 당 평양 8100원, 신의주는 8090원, 혜산 8080원이구요. 1위안 당 평양 1200원, 신의주 1170원, 혜산은 11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일부 품목들에 대한 가격입니다. 돼지고기는 1kg당 평양 12000원, 신의주는 12400원, 혜산 125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휘발유 가격입니다. 한때 폭등했던 휘발유 디젤유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휘발유는 1kg당 평양 12800원, 신의주 13100원, 혜산 12050원으로 판매되고 있고 디젤유는 1kg당 평양 10100원, 신의주 8500원, 혜산 8435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강미진 기자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