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떠 있었는데, 얼마나 아프면 못 가겠나…”

금강산에서 26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열리는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 북측의 가족을 만날 예정이던 이산가족 3명이 건강상의 이유로 결국 상봉을 포기해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우영락(80)씨는 평소 앓던 당뇨병에 최근 호흡곤란 증세까지 겹쳐 금강산행 꿈을 접었다.

우씨의 부인 유영애(80.여)씨는 25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당뇨 하나만 있었어도 약을 챙겨서라도 가겠다고 했는데 숨쉬기가 곤란해 결국 이렇게 됐다”며 “그렇게 보고 싶어했던 부모형제 다 죽고 이번에 조카라도 만나게 됐다며 들떠 있었는데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그는 이어 “얼마나 아프면 안 가겠다고 할까..”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박행화(90.여)씨는 노령 탓에 자식도 못 알아보고 걷지도 못할 만큼 건강이 나빠 가족이 대신 상봉포기 결심을 내린 경우다. 박씨의 큰아들이 어머니 생전에 북측 가족을 만나게 해줄 마음으로 이산가족 상봉 신청을 했었다고 한다.

큰아들은 최근 북한에 있는 자신의 동생이자 박씨의 아들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통보받고 어머니에게 알렸으나 노령인 박씨는 이를 알아듣지도 못했다는 전언이다.

부산에 사는 김혜자(68.여)씨는 금강산 방문을 1주일 앞두고 병원을 찾았다가 희소병 진단을 받고 상봉을 포기했다.

그는 북측의 부모와 숙부 등이 모두 사망해 이번 상봉행사에서는 얼굴도 모르는 조카와 이복동생을 만날 예정이었다. 그는 “칫솔, 치약이라도 많이 사서 전해주려고 했는데 이렇게 돼버렸다”며 아쉬워했다.

김씨는 “이제 나이도 있는데 또 가게 되겠느냐”면서도 “그래도 기회가 생기면..”이라며 다음 상봉의 희망을 놓지 않았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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