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포에 핵 겨누던 北, 아무런 해명없이 대화 제의

김정은 정권이 지난 20일부터 사흘 연속으로 한국에 대화 제의를 했습니다. 20일 국방위원회에 이어 21일 인민무력부, 어제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까지 내세워 대화공세를 펼쳤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대화를 촉구하는 담화를 발표했는가 하면, 반제민족민주전선,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 같은 대남 선전기구들도 한국에 대화를 촉구했습니다.

최근 북한 당국이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이 대화 제의를 하는 걸 보면, 그동안 한반도에서 벌어졌던 일은 사소한 일처럼 느껴집니다. 북한은 새해 벽두부터 4차 핵실험을 통해 원자탄보다 살상력이 적게는 수십 배에서 많게는 수백 배에 달하는 수소탄 실험을 강행했습니다. 심각성을 느낀 한국 정부는 남북경제협력의 상징인 개성공업지구에서 철수하며 강력한 대응을 천명했습니다. 이에 북한은 개성업지구를 기습적으로 폐쇄하고 남북 간 군 통신선을 일방적으로 차단했습니다.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은 대북정책의 근본적인 변화를 예고하며 국제사회와 공조해 역대 최강이라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정권의 도발은 4차 핵실험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핵탄두 소형화 성공 주장, 고체연료 개발, 단거리, 중거리, 장거리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시험까지 하며, 핵 선제타격 능력을 과시해 왔습니다. 그리고 36년 만에 열린 제7차 당 대회에서 김정은은 핵보유국을 선언하고, 핵·경제 병진노선을 항구적인 전략적 노선이라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이후 한국을 향해 대화를 하자며 공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제 핵보유국이 됐으니 대화국면으로 넘어가자’고 눙치고 있는 것입니다.

동족의 가슴에 핵무기를 겨누던 북한 당국이 아무런 해명도 없이 대화를 하자고 합니다. 대화제의를 하면서도 “핵 포기와 같은 부당하기 그지없는 전제조건을 내세우며 동족 대결에 매달리는 행위를 그만두라”고 하는가 하면, “제2의 6·25 발발을 막아야 한다”는 말도 했습니다. 이 말은 동족을 겨냥한 핵개발을 멈추지 않을 것이고, 한국이 대화에 나서지 않으면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위협을 내비친 것입니다. 이것이 과연 대화를 바라는 사람들의 태도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한국 통일부가 밝혔듯이 북한 당국은 ‘민족의 생존과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근본 문제인 핵 문제를 외면한 채, 마치 군사적 긴장의 책임이 남측에 있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습니다. 북한당국이 ‘진정으로 군사적 긴장완화 및 신뢰구축을 원한다면, 가장 시급한 현안인 비핵화에 대한 입장부터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