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진호 선원 모자상봉에 마을서 환호성

“오메, 일남이네. 테레비로 본께 그때 그 얼굴을 알아보겄네”

금강산에서 열린 제12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서 1987년 동진호 선원으로 북에 끌려간 아들 정일남(59)씨를 만나는 어머니 김종심(72)씨의 전남 고흥군 점암면 집에서는 환호성이 터졌다.

상봉 장면을 TV로 지켜보던 마을 사람들이 김씨와 아들 정씨가 만나 부둥켜 안는 순간 환호성을 지르며 흘러내린 눈물을 훔쳐내기에 바빴다.

김씨 대신 집을 지키던 정씨의 고모 김연혜(84)씨는 “그동안 가슴이 시커멓게 타들어 가도록 멍이 들었는데 죽기 전에 서로 만난 것만 해도 얼마나 고마운 일이냐”며 눈시울을 붉혔다.

고모 김씨는 “그동안 마음 고생은 이루 말할 수도 없지”라며 눈물을 흘리면서도 흥겨움에 못이겨 함께 모인 이웃 아주머니들과 어깨춤을 추기도 했다.

마을 사람들도 이날 김씨 모자의 상봉 소식을 듣고 함께 모여 20여년만의 모자 상봉을 축하하며 기쁨을 나눴다.

어머니를 모시고 속초까지 따라간 둘째 아들 정형남(40)씨도 “형이 살아 있다는 것을 5년여 전에 납북자 가족들을 통해 알게 됐는데 이렇게 만남이 현실로 이뤄지니 꿈만 같다”고 밝혔다.

둘째 아들 정씨는 “어머니가 평소 큰 아들이 납북된 뒤에도 별다른 표현을 하지 않았지만 TV에서 북한 관련 소식을 접할 때마다 ‘느그 성도 잘 있는가 모르겄다’며 한숨을 내쉬곤 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초 후유증을 우려해 어머니가 형을 만나는 것을 반대했지만 `죽기전에 한번 만나 봐야지’하는 어머니의 뜻을 꺾을 수 없었다”며 “형을 만나고 온 뒤 어머니께서 생활에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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