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건 북중 밀수…”양강도 혜산서 주민 익사”

북한 양강도 혜산에서 밀수를 시도하던 한 주민이 압록강에서 익사하는 사건이 22일 발생했다. 약초를 비롯한 상품을 중국 대방(무역업자)에 넘기려 도강(渡江)을 하던 중 얼음판에 발을 헛디뎌 급류에 휘말린 것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중국의 대북 소식통이 전해온 영상에는 압록강 가운데 익사체로 발견된 시신을 끌어올리는 모습과 통곡하는 아내의 울음소리가 그대로 담겨있다. 또 안타까워 하는 주민들과 별다른 행동을 취하지 않는 국경경비대들의 모습도 담겼다. 

소식통은 23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어제(22일) 압록강을 넘어오던 한 북한 주민의 시신이 발견됐다”면서 “여름 같으면 얼마든지 나올 수 있었겠지만, 얼음장 속으로 빠져들어 갔는지 나오지 못하고 그대로 목숨을 잃은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이 주민은 (북한)국경경비대초소를 끼고 오랜 기간 밀수를 해왔기 때문에 대낮에 약초를 비롯한 물품을 중국 쪽에게 넘기려고 압록강에 들어 선 것”이라며 “최근 국가보위성이 밀수를 독점해 개인 밀수는 뇌물비용이 높아졌다. 이 때문에 한 번에 많은 밀수품을 움직이려다 무게를 감당하지 못한 것 같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분명 협력했던 군인이 빠져들어 간 주민을 봤을 것인데,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서 “중국 대방이 소리쳐 압록강가 몰려든 국경 지역 주민들은 ‘남편 살려달라’ 통곡하는 아내의 울음에 발만 동동 굴렀다”고 부연했다.

강력한 대북 제재로 통치자금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는 북한 당국이 최근 국가보위성이 양강도 밀수지역을 장악하도록 지시했다고 데일리NK가 전한 바 있다.(관련 기사 바로 가기 : “北국가보위성, 통치자금 확보 밀수에 국경부대 협조 지시”) 이에 밀수로 생계를 이어가던 국경지역 주민들은 타격을 입고 있다. 개인 밀수는 일종의 반역으로 통제와 감시가 엄격해진 것이다.

그러나 목숨 걸고 단행하는 생계형 밀수는 막을 수 없으며 결국 국경경비대 뇌물 액수만 오른다는 것이 양강도 소식통의 전언이다.

양강도 소식통은 “익사현장을 직접 목격했던 주민들은 ‘나라를 잘못 만나 죄 없는 주민만 목숨 걸고 밀수하다 죽어야 한다’ 말하고 있다”며  “이 사건으로 위(당국)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설송아 기자
북한 경제 IT 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