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 직속기구인 동북아시대위원회 이수훈 위원장이 김대중 전 대통령이 6월 방북 시 통일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 “참 답답하다”며 “현재 준비가 너무 번잡하게 되는 것 아니냐”고 비판하고 나섰다.
DJ 방북에 기대를 나타낸 노 대통령의 몽골 발언 이후, 대통령 직속 대북정책 담당자가 제기한 비판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이 위원장은 24일 오전 KBS1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이몽룡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개인 자격으로 얘기는 하지만 통일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는데 어떤 역할을 해야 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 얘기를 들어보면 참 답답하다”며 “김 전 대통령이 북한을 가는데 통일 방안을 논의 하겠다? 현재 준비가 너무 번잡하게 되는 것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을 한다”고 밝혔다.
앞서 23일 김 전 대통령은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감마나이프학회 국제회의 특별연설에서 “부당하게 분단된 민족을 어떻게 통일하는가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얘기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이 위원장은 “번잡하다는 건 어떤 의미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이렇게 통일 방안을 논의하겠다, 정상회담을 하겠다, 이런 여러 가지 너무 큰 기대, 목표 이런 것이 논의되고 있기 때문에 초점이 뭔지도 나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북한 제외한 ‘5개국 안보협력체’ 구상
그는 “그래서 DJ 방북은 정부와 무관하게 간다, 이렇게 보시면 되고, 우리 정부로서는 별로 기대하는 바가 없다”며 DJ 방북의 의미를 축소 해석했다.
진행자가 “노 대통령은 이번에 잘 되면 한번 후속을 검토해보겠다고 말하지 않았냐”며 몽골 발언을 상기시키며 반문하자, 이 위원장은 “잘되면 좋다. 잘 안되기를 바라겠냐”면서도 “잘되면 좋겠는데 지금 말씀하신대로 통일방안을 논의하겠다. 저희 정부의 생각하고는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또 DJ의 지론 중 하나인 6자회담을 다자간 안보 협력체로 발전시키자는 구상에 대해서도 “동북아 다자간 안보 협력체를 만드는 것이 우리 참여 정부 외교정책의 궁극적인 지향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금 북한이 참여하지 힘들지 않겠냐? 따라서 북한을 뺀 5개국이 서로 모여서 너무 어려운 안보 문제 말고, 비전통적인 다양한 안보위협을 협력을 통해서 공동 대응하는 방안을 깊이 검토해왔고 이것을 추진할 단계가 본격적으로 됐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을 배제한 ‘5개국 안보협력체’는 DJ의 구상과는 전면 배치되는 주장이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