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균형자론, 통일에 걸림돌될 뿐”

▲ 25일 서울 명지빌딩에서 열린 ‘독일과 한국의 분단’ 학술대회

남북한 통일은 굳건한 한ㆍ미동맹의 기반 아래서 가능하며, ‘동북아균형자’론은 한미동맹을 분열시키는 위험한 발상일 뿐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25일 오후 서울 중구 명지빌딩에서 고려대학교 <북한학연구소>와 명지대학교 <독일 및 유럽연구센터> 공동주최로 ‘독일과 한국의 분단’이란 주제의 학술회의가 개최, 독일의 분단과 통일과정을 거울삼아 남북한 통일의 방향을 모색해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날 발표를 맡은 명지대 <독일 및 유럽연구센터> 이영기 소장은 “독일 통일을 이뤄낸 서독의 경우 강력한 국력과 함께 NATO라는 집단안보체제가 통일의 기반이 됐다”며 “우리의 경우에도 한ㆍ미동맹은 한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한 필수조건”이라고 주장했다.

이 소장은 “미국과의 한ㆍ미동맹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에서 이것이 흔들리면 큰 위기를 맞게 될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북한체제 유지, 한국사회의 분열과 한ㆍ미동맹의 균열에 영향을 미칠 ‘동북아 균형자’론은 위험한 발상이며, 배격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콜 前서독총리, 경제지원 대가로 인적교류 적극 추진”

▲ 발표중인 이영기 소장

그는 또 북한의 변화와 통일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외부로부터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콜 前서독총리는 동독에 대한 경제지원의 대가로 인적교류를 활발히 진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압력도 행사했었다”고 말하며 “독일 통일 2년 전인 1987년 5백만의 동독인들이 서독을 방문, 동ㆍ서 체제를 몸소 비교함으로써 그들이 못 살고 은폐된 생활을 하고 있음을 깨닫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도 북한을 잘 알아야겠지만, 언론매체를 통해서 북한주민들에게 바깥세상에 관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전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 소장은 북한인권운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함으로써도 통일을 앞당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北인권운동, 북한 주민 스스로 해방 쟁취할 수 있는 원동력 될 것

“북한인권운동은 북한 핵을 대응할 수 있는 아주 좋은 무기라고 확신한다”며 “보수 ㆍ진보, 여ㆍ야 따로 없이 모든 국민이 참여하는 범국민적 운동이 되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소련제국의 멸망은 핵무기가 없어서가 아니라 소련사회에서의 경제파탄과 자유의 부재에 기인했다”며 “동독주민들 스스로가 독재체제로부터의 해방을 쟁취한 것과 같이, 북한 주민들 스스로가 이 세상에 마지막 남은 스탈린식 독재체제로부터 해방될 때 한국의 통일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젊은 세대가 북한인권운동에 앞장선다면 북한에 미치는 영향이 엄청날 것”이라며 청년층 활동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통일비용, 예상보단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한편 신복룡 건국대 교수는 “독일과 한국은 역사적 유산에서 많은 차이를 갖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통일에 독일식 도식(圖式)을 적용하는 것은 처음부터 빗나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독일은 한국전쟁과 같은 동족상잔의 경험이 없고 ▲독일에는 아데나워 이후 브란트를 거쳐 콜에 이르기까지 통일의 역사적 의미를 실감한 정치 지도자가 있었으며 ▲통일 부담금을 지불할 경제력이 형성되어 있었고 ▲동독으로부터 서독에로의 방문이 가능했으며 ▲비록 한쪽이지만 민주적 정치 발전과 위정자의 도덕성이 확립되었다는 차이를 제시했다.

신 교수는 “독일의 통일이 한국인들로 하여금 통일에 대한 염원을 각성시켜 준 면도 있지만, 이러한 차이들로 인해 통일에 대한 두려움을 불러일으키는 이중적 효과도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 두려움 중에 통일 비용이 가장 큰 문제로 제기되고 있지만, 분단으로 인해 손실된 기회비용이나 남북한의 군사 대결 비용을 상쇄한다면 실제 통일 비용은 상당히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정아 기자 junga@dailynk.com

소셜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