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균열 논란’ 한미정상회담서 일단락

정부 핵심 당국자는 10일(현지시간) 오후 워싱턴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한미 양국 정상이 그동안 `균열’ 내지 `이상기류’ 논란이 벌어졌던 한미동맹이 여전히 굳건함을 재확인한 데 대해 미래의 한미동맹 관계를 이 같이 내다봤다.

이날 회담에서 두 정상은 한미동맹의 현주소와 관련해 일부 각론에서는 이견이 있기는 하지만 총론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점을 대내외에 천명한 것이다.

한미동맹과 관련,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한미동맹은 돈독하고 앞으로도 돈독할 것이다. 한두가지 작은 문제들이 남아 있지만 이는 대화를 통해 충분히 해결될 수 있는 문제다”라고 말했고, 부시 대통령도 “동맹이 매우 강하다고 저는 생각한다.이렇게 솔직하게 평가를 해준 것에 대해 감사한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이날 정상회담은 최근 양국내에서 불거졌던 동맹관계 균열 논란을 정상 차원에서 `정리’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2003년 2월 참여정부 출범이후 지난 2년 3개월여 동안은 한미 양국 사이에는 역대 어느 정부에서 보다도 많은 한미동맹 현안이 터져 나왔던 시기였다.

그 까닭은 무엇보다 부시 행정부가 GPR(해외주둔미군재배치) 등 군사전략을 포함해 세계전략에 근본적인 변화를 강력히 추진해온데다, 참여정부도 경제발전과 민주화의 성과를 토대로 한반도 및 동북아 정세의 변화에 맞춰 새로운 역할을 추구하면서 50년이 넘은 전통적인 한미동맹 관계의 재조정이 불가피했던 데 있다.

`수직적’ 관계에서 다소 `수평적’인 방향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면서 특히 미국내에서 한국이 동맹에서 이탈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됐던 게 사실이다.

이 과정에서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작계 5029 수립, 참여정부의 동북아 균형자론 등에 대한 양국간 입장차가 그런 의구심을 부채질한 측면이 적지 않았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과 관련, 참여정부는 그 것을 인정하되 “동북아의 분쟁에 휘말리는 것은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고,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해 주한미군이 추진하던 `작계 5029-05’의 수립을 반대해 중단되기도 했다.

특히 개념계획 5029를 작전계획으로 격상하려던 미측의 계획이 한국 정부의 반대로 중단된 과정에서 미측은 상당한 불만을 표시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개념계획 5029의 작계화 문제는 지난 2003년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 때 양국이 의견 일치를 봤던 만큼 이를 없던 일로 하자는 한국측 요구에 대해 외교적 합의사항을 번복하는 것이라며 노골적으로 항의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미측은 지난 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윤광웅-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회담을 통해 한국 정부가 지난 4월 개념계획 수준에서 보완.발전시키자고 한 제의를 수용하면서 갈등 논란이 일단락된 상태다.

동북아 균형자론도 이날 정상회담에서 구체적으로 거론되지는 않았지만, 한때 미측으로부터 의구심을 사기도 했다.

동북아 균형자론은 한미 안보동맹을 주축으로 중.일 등 주변국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역할을 함으로써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확고히 하면 그 것이 곧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한다는 취지에서 비롯된 것인데도 불구, 마치 한국이 한미동맹에서 이탈하려고 하는 것처럼 잘못 비쳐진 측면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진지하고 끈질긴 협상 끝에 양국이 `윈-윈’의 결과를 끌어낸 동맹현안들도 적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한미 양국은 그동안 용산기지 이전 및 미국의 GPR 계획에 따른 주한미군 감축 및 재배치 등을 포함한 한미동맹 재조정,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을 타결지었다.

각각의 협상 과정에서 일부 진통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한미동맹의 정신을 바탕으로 협상을 진행함으로써 비교적 원만한 결과를 낳았던 것이다.

특히 참여정부가 자신의 정치적 기반을 이루는 세력들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 자이툰 부대를 이라크에 파병한 것은 한미동맹 정신을 존중한 것임은 물론이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이날 회담에서 노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은 양측간에 일부 이견이 있는 세부적인 현안들에 대해서는 외교.국방장관 회담을 포함한 고위 실무선 으로 넘기고, 큰 틀에서 한미동맹의 미래비전에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에서 우리측은 굳건한 한미동맹의 기초위에서 한반도와 동북아의 미래를 바라보고 있으며, 최근 한일 역사문제 등 지역정세와 관련한 우리의 인식을 가감없이 전달함으로써 미측의 오해를 상당부분 불식시킨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회담후 언론회동에서 부시 대통령이 경기도 동두천에서 우유를 배달하던 한국 여성이 미군 트럭에 치여 사망한 사건에 직접 유감과 조의를 표시한 것은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감안한 것으로서 이날 회담이 잘 마무리됐음을 엿보게 해주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전환기에 있는 한미동맹을 재조정하는데 서로 다른 입장이 노정되는 것은 당연하다”며 “다만 동맹의 틀 안에서 이런 입장차를 극복해가야 하며 이번 정상회담은 동맹관계의 안정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양국 정부의 입장을 재확인하는 좋은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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