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장병들 안보의식 약한데 군기도 떨어져”

최근 북한군 병사 노크 귀순 사건에 대해 현역장병 100명을 대상으로 1:1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상당수 장병들이 안보의식 결여와 기강해이를 그 원인으로 지목했다. 


군에서 기강해이가 심각함을 실토한 셈이다. 이와 관련 한 장병은 “요즘 청년들은 나라를 지키려는 마음은 없고 의무적으로 군대에 오기 때문에 근무도 ‘시간 때우기 식’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꼬집었다.


설문조사가 진행된 17, 18일 서울역은 휴가를 나오거나 군으로 복귀하는 장병들로 북적였다. 취재기자를 만난 장병 네 명 중 세 명 꼴로 답변을 거부했다. 이들은 외부 기관의 조사에 응할 경우 신변에 불리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고, 노크 귀순 사건으로 쏟아지는 군에 대한 따가운 시선을 피하고 싶어하는 것처럼 보였다. 조사에 응한 장병들도 곤혹스런 표정은 마찬가지였다.  


군 기강 해이와 관련 설문에 응한 장병들은 “요즘 군인들의 안보 의식이 약하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적에 대한 인식도, 대치상황에 대한 위기의식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군기는 어떠냐고 묻자 대다수가 “잘 잡혀있지 않다”고 말했다. 때문에 대다수의 장병들은 대적관 확립과 위기의식을 가질 수 있는 ‘종북교육’과 같은 정신교육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군 내부 정신교육에 대한 신랄한 비판도 나왔다. 00사단 GOP 담당 부대에 근무하는 한 장병은 “지금처럼 정신교육을 하면 안듣고 자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효성이 없다”며 군 정신교육의 따분함을 성토했다. 이등병 계급장을 단 한 장병은 “(훈련을 받지 않고) 쉴 수 있기 때문에 교육이 필요하다”고 답하기도 했다.


일부 장병은 “군대에서 2년간 바짝 교육받는다고 안보관이 생기겠냐”고 반문하면서 “사회 전반적으로 안보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크귀순 사건과 같은 허위보고 발생에 대한 질문에 대해 응답한 장병 중 28%가 심각하다는 의견을 냈다. 36%는 ‘보통’ 수준이라고 말해 허위보고가 보통 이상이라고 답변한 장병이 과반수를 넘었다.  


‘허위보고가 많다’고 답한 장병들은 “군대는 연대책임이 있기 때문에 잘못이 생기면 위에서부터 문제를 덮으려한다”, “군 내에서 많은 문제가 일어나지만 일을 편하게 하려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그 원인으로 지적했다. 


이번 귀순 사건으로 총 14명이 문책된 데 대해 62%의 장병들은 문책정도가 ‘적절하다’고 답했지만 “부대의 잘못이니 해당부대에서만 책임져야지 고위급 간부까지 문책당할 필요는 없다”, “사회적으로 이슈화되다 보니 ‘보여주기식 문책’을 하는 것 같다” 등의 부정적 의견도 있었다.


특히 이번 설문조사 중 이번 ‘노크 귀순’ 사건과 직접 관련이 있는 민정경찰들을 10여 명 정도 만날 수 있었다. 이들 중 한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답변을 거부했다. 답변하려는 동료를 말리는 경우도 있었다. 설문에 응한 민경은 “사건이 벌어진 부대를 알고 있는데, 솔직히 그 부대원들이 근무를 대충대충했다”고 말했다.